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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보스턴 클러스터의 중심에서 혁신을 엿보다
케임브리지 노바티스 생명의학연구소 투어…"지역 주민도 들어와 실험 가능"



(보스턴=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가 막을 내린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노바티스 생명의학연구소(NIBR) 케임브리지 캠퍼스를 직접 찾았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혁신의 아이콘 중 하나로 인식되는 데다 제약 바이오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여서다.
이곳이 한국 취재진에 공개된 건 처음이라고 했다.
NIBR 관계자도 보스턴 클러스터 내에 연구소 입지를 정하게 된 배경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얼리샤 에반젤리스타 제네시스 랩 프로그램 담당자는 "보스턴의 생태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곳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운영을 시작했다"면서 "사탕 공장을 회사 건물로 바꿨다"고 말했다.
에반젤리스타에 따르면 이 지역은 주변에 공동 연구와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병원, 바이오텍이 한데 모인 만큼, 신약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시험을 원활히 진행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한다.
그는 보스턴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연구소 상층부에서 이곳저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방향으로 쭉 가면 하버드대가, 저 방향으로 가면 MIT[038340]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지역으로 불리는 '켄달 스퀘어'가 나온다"고 했다. 근처에 화이자와 일본 제약사 다케다의 건물도 보였다.




노바티스는 스위스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로, 세계 최초 카티(CAR-T) 치료제를 비롯해 혈액암·고형암·면역 질환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7억4천300만명의 환자가 노바티스 의약품으로 치료받았다.
노바티스는 보스턴뿐 아니라 미국 뉴저지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에머리빌, 중국 상해, 스위스 바젤에 NIBR을 두고 있다. 케임브리지 센터는 6개 NIBR의 글로벌 본부다. 약 1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노바티스 직원 중 약 5분의 1이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한다.
연구에 투자하는 비용도 많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505억 달러(한화 약 64조1천855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7천100억원)가 연구·개발에 투입됐다. 이러한 투자 덕에 노바티스는 전 세계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개발 중 제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연구소 외부뿐 아니라 내부도 혁신성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모습이었다.



일단 연구소와 사무실 공간이 크게 분리돼 있지 않다. 또 온통 하얗고 차가운 느낌의 다른 연구소들과 달리 외부 인테리어에 나무를 활용해 따뜻한 느낌을 준다. 에반젤리스타는 "우리 연구실은 직원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활짝 열려있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셀(CELL·Community Exploration and Learning Lab)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인들도 평소 접할 수 없는 도구를 이용해 실험할 수 있다고 에반젤리스타는 소개했다.
연구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이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지탱하는 원동력 중 하나로 역할 하는 셈이다.



안쿠르 나가라자 NIBR 임상프로그램 리더와 임형욱 세포·유전자 치료제 그룹 부책임자는 취재진에게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RLT)와 카티 치료제를 소개했다.
RLT는 '방사선 미사일 치료'라고도 불리는데, 방사선 입자와 표적을 결합하는 '리간드'와 방사성 동위원소를 링커로 연결한 약제를 투여해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사멸하는 치료법이다. 카티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인지하는 유전자를 발현시킨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사멸한다.
임 부책임자는 "카티 치료제가 혈액암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자가면역질환에도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hyun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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