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뒤덮인 뉴욕에 놀란 美…아시아 도시들 "우린 일상"
BBC·NYT·CNN, 중국·인도 등 대기오염 지적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캐나다 동부의 산불로 발생한 미세먼지와 연기가 남하하면서 발생한 미국 내 최대 도시 뉴욕의 뿌연 공기가 세계적으로 크게 보도됐다.
이런 가운데 영국과 미국 매체들은 8일(현지시간) 인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심각하지만 낯설지 않은 대기오염 상황도 잇따라 조명했다.
영국 BBC 방송의 인도 특파원들은 '델리는 숨쉬기 위험한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도의 대기오염 실태를 다뤘다.
BBC는 델리 주민들이 대기질 지수를 알려주는 앱을 강박적으로 갖고 다닌다고 소개했다.
미국 공기질 지수(AQI)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 좋음(0∼50) ▲ 보통(51∼100) ▲ 민감한 사람의 건강에 해로움(101∼150) ▲ 건강에 해로움(151∼200) ▲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 위험(301∼500)으로 나뉜다.
델리에 8일 초미세먼지 농도는 약 150 정도를 기록했고 겨울의 일부 기간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400까지 올라간다고 BBC는 전했다.
델리에서 부자들은 밀폐된 방에서 공기청정기를 쓸 수 있지만 빈민가와 판잣집에 사는 가난한 주민들과 야외에서 일하는 수백만 명의 일용 노동자, 노점상, 교통경찰 등은 더러운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공기를 깨끗하게 하려면 과감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인도 지도자들에게 그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BBC는 꼬집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날 서울 특파원이 쓴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나쁜 공기는 일상이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YT는 이 기사에서 "중국 내 도시들은 1980년대 이후 먼지와 유독성 공기로 숨이 막혀왔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 정부가 낡은 자동차를 폐기하게 만들고 10년 전 석탄 소비를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로 바꾸는 정책을 폈지만 고비사막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모래 등으로 공기 질은 계속 나쁘다고 지적했다.
NYT는 인도 역시 수십 년 동안 짙은 스모그에 휩싸여있고 산업 오염을 억제하는 데 중국보다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는 아직도 쓴맛을 느끼게 하는 유독성 안개가 몇주째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CNN의 홍콩 특파원은 캐나다 산불이 불러온 미국의 공기질 악화를 언급하며 "지구 반대쪽에서는 스모그와의 전쟁이 새롭지 않다"고 평했다.
CNN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0곳 중 6곳이 인도에 있다는 대기질 분석업체인 아이큐에어(IQAir)의 분석을 거론한 뒤 뉴델리가 차량 배출물, 석탄발전소 등으로 정기적으로 스모그로 뒤덮인다고 했다.
CNN은 남동아시아 많은 국가도 공기 오염이 가져오는 일상에 익숙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말레이시아에서 학생 수십명이 유독성 폐기물에서 발생한 가스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받은 사태와 올해 4월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산불로 1주 이상 공기오염이 최악 수준을 기록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미국 NBC는 뉴델리발 기사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라호르, 방글라데시 다카 등 남아시아 국가들의 공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언급했다.
뉴델리의 환경운동가 브하브린 칸드하리 씨는 "미국의 정책 담당자들이 독이 있는 지옥에서 매일 질식하는 개발도상국들의 고통을 느끼기를 정말 바란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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