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생 1위' 광둥성도 '발등의 불'…출산 장려책 시행
출생률 급락에 위기감…주택 매수 지원·출산장려금 지급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에서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가 본격화한 가운데 '출생 인구 1위' 지역인 광둥성마저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내놨다.
9일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은 최근 '아이 키우기 좋은 성(省)' 건설을 위한 18개 시책을 발표했다.
우선 다자녀 가정의 생애 첫 매수 주택의 대출 한도를 올려주고 공공 임대주택의 임차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또 주택 임차를 위한 주택 공적금(고용주와 근로자가 매달 분납하는 장기 주택 적금)의 인출 한도도 상향하기로 했다.
청년층과 외지 유입 인구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맞춤형 주택 임차 우대 정책도 추진한다.
일선 시(市)와 현(縣)에 대해서는 지역 실정에 맞게 일회성 출산 장려금과 육아 보조금을 적극 지원하도록 했다.
광둥성 내 선전시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출산 장려책을 시행하고 있다.
첫째 자녀가 출산하면 3천 위안(약 55만원)의 일회성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3년간 매년 1천500위안(약 27만원)씩 육아 보조금을 지원한다.
둘째와 셋째 자녀 가정에는 각각 5천 위안(약 91만원)과 1만 위안(약 182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주고, 매년 2천500위안(약 45만원)과 3천 위안의 육아 보조금을 3년간 지급한다.
중국의 제조업 기지이자 수출 거점인 광둥성의 작년 말 기준 상주인구는 1억2천656만8천명으로 16년 연속 중국 내 1위를 유지했다.
또 중국에서 유일하게 출생 인구가 3년 연속 100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작년 상주인구는 전년보다 0.21% 감소했다.
출생 인구 역시 2017년 151만6천3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작년(105만2천명)에는 100만명에 겨우 턱걸이했다.
상주인구의 조출생률(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은 2021년 9.35명으로 1978년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는 8.3명으로 더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면 추세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작년 말 중국 인구는 14억1천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 명이 줄었다. 중국 인구가 감소한 것은 61년 만에 처음이다.
작년 신생아는 956만명에 그쳐 73년 만에 처음으로 1천만명 아래로 줄었다.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출산 장려금과 육아 지원금 등 출산 장려책을 내놨지만,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젊은 층은 여전히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관영 매체 '중국 자선가'는 최근 전국 산모 등록 통계를 토대로 올해 중국의 신생아가 800만명을 밑돌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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