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 왕자 "마클 향한 증오 막으려 소송…패소는 부정의"
"타블로이드 산업적 규모 전화 해킹…증거는 없어"
이틀째 증인 신문, 8시간 마친 뒤 감정 북받친 모습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해리 왕자는 부인 메건 마클을 향한 증오를 막기 위해 타블로이드지를 상대로 전화 해킹 등 불법 정보 수집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에서 개최된 재판에서 증인신문 중 이처럼 답했다고 BBC와 가디언지 등이 보도했다.
그는 데일리 미러, 선데이 미러, 더 피플 등을 거느린 미러 그룹 뉴스페이퍼(MGN)가 1996∼2010년 송고한 기사 147건에 불법 수집한 정보가 담겼다며 소송을 내고 이틀째 재판에 나와 증인신문을 받았다.
그는 5일엔 딸 릴리벳 생일잔치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6일 오후와 7일 약 8시간에 걸쳐 신문을 받았다.
해리 왕자는 "2018년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현재 사건 담당 변호사인 데이비드 셔본을 만났을 때 처음으로 법적 조치를 생각했다"며 "나와 아내를 향한 증오를 막기 위해 다른 행동 방안을 찾으려는 논의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 해킹이 산업적 규모로 이뤄졌다"고 지적하고, 법원에서 자신의 해킹 피해가 인정되지 않으면 정의롭지 않다고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셔본 변호사가 이틀간 법정 증인석에 앉은 경험에 관해 묻자 그는 감정에 북받치는 모습으로 30초간 멈췄다가 깊게 숨을 내쉬고는 "큰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론 냉정을 잃지 않았고 질문에 맞받아치는 등 자신감 있는 모습이었다고 가디언지 등은 전했다.
피고 측 변호사가 해리 왕자가 피해자였길 원한다고 말하자 "전화 해킹을 당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답했다.
해리 왕자는 이날 증인신문 중 전 여자친구 첼시 데이비의 차에서 추적 장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또 2009년에 TV 스타 캐롤라인 플래크와 저녁 식사를 같이하는 것을 사진기자들이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증인 서면 답변에서는 언론의 침입이 자신의 인생을 망쳤고 언론과 정부의 상태가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화 음성메시지를 듣기 전에도 신규 메시지로 표시되지 않았던 점 등을 말했다.
미러 그룹은 전화 해킹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해리 왕자가 피해자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기사에 담긴 정보는 왕실 고위 직원 등으로부터 받은 것이거나 이미 공개된 사항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해리 왕자는 미러 그룹 기자들이 기록이 남지 않도록 대포폰을 쓰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