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게양한 일본 자위대 함정, 부산항 입항 조율"
요미우리 "한일 정부, 방위 교류 촉진하겠다는 생각"
2018년 관함식 때 불거진 욱일기 게양 논란 재연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한일 양국 정부가 한국 주최 다국적 훈련에 참여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이달 말께 부산항에 입항시키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다국적 훈련은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한 가운데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열린다.
해상자위대는 '이스턴 엔데버 23'으로 명명된 이번 다국적 해양 차단훈련에 호위함 하마기리 함을 파견한다.
이 호위함은 훈련 전후로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항에 입항해 훈련 참가국과 교류한다는 계획이다.
자위함기는 1954년에 자위대법 시행령으로 채택됐다. 이 법에 따르면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그러나 자위함기는 욱일기의 일종으로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욱일기는 옛 일본 육군이 1870년에 채택한 군기가 대표적이다. 정중앙에 위치한 빨간 태양을 중심으로 일본 왕실 국화 문양의 이파리 수와 같은 16개 햇살(빨간 줄)이 방사형으로 퍼진 모양이다.
1889년 옛 일본 해군이 채택한 해군기도 태양의 위치가 약간 왼쪽에 치우쳐 있지만, 욱일기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육상자위대는 옛 일본 육군기와 다른 깃발을 채택했지만, 해상자위대는 옛 일본 해군기를 자위함기로 계승했다.
이런 자위함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함정이 부산항에 입항하면 문재인 정부 때 불거진 욱일기 게양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도 초청됐지만, 욱일기 게양 논란 끝에 해상자위대 함정은 참가하지 않았다.
요미우리는 해상자위대 함정의 부산항 입항에 대해 "한국의 윤석열 정부와의 한일 관계 개선 흐름에 따른 것"이라며 "(한일) 양국은 한층 더 방위 분야 교류를 촉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2018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욱일기를 일방적으로 문제 삼으며 게양 자제를 요구했다"며 "(해상자위대 함정의 부산항) 입항이 성사되면 한국의 자위함기 대응이 국제 규칙에 따른 형태로 돌아가게 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과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 한국 해군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도 자위함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함정이 참가한 바 있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자위대 함정의 한국 해군 주최 훈련 참가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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