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무늬만 2차전지' 집중조사한다…AI·로봇 테마도 대상
빚투 과열 속 '작전' 개입 가능성…금융위 'SG증권 사태' 조사 착수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채새롬 기자 = 금융감독원이 사업이나 실적과 관련이 없는데도 2차전지를 신규 사업에 추가하며 주가를 띄운 '무늬만 2차전지주'에 대해 집중 조사에 나선다.
주력 사업과 관계없이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등을 신사업에 추가한 곳들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6일 "2차전지를 신규 사업에 추가만 해놓고 아무런 실체가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들에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2차전지뿐 아니라 AI나 로봇 등 신사업 테마주 심리를 악용한 것들이 있는지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2차전지 관련주 등의 이상 급등에 불공정거래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금감원은 특히 최근 단기 순손실이 이어지며 실적이 악화한 곳, 최대주주가 자주 변경된 곳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세력은 테마를 활용해 주가를 부양한 뒤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 등을 활용하곤 한다.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도 전날 임원 회의에서 "2차전지 등 미래산업 신사업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고 진단한 뒤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2차관련주들 주가가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꺾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금융위원회는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의 매물 폭탄 사태'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일부 종목이 대량 매도 속에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를 하다가 증거금 부족 등으로 반대매매가 벌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 등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직접 제보받아 통정거래 등 주가 조작 세력이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통정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서울남부지검도 이와 관련해 관련자 상당수를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기상 세력들이 금융당국 조사 돌입을 알고 주식을 팔고 나간 개연성도 있다"며 "앞으로 속도감 있게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sj9974@yna.co.kr,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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