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태평양함대 훈련기간 캄차카반도 새 방어체계 첫 점검"
"적 공격 방어에 효율적"…훈련기간 中국방부장 방문, 유대 과시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군이 태평양함대 비상 전투준비태세 점검 기간 기존보다 역량을 강화한 캄차카반도의 새 방어 체계를 처음으로 점검했다고 20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은 이번 훈련으로 캄차카반도 새 방어체계는 해상과 공중 양방향에서 이뤄지는 적의 해안 공격을 방어하는 데 높은 신뢰성과 효율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또 점검 시나리오에 따라 캄차카반도 기지에 배치한 모든 잠수함을 한번에 해상으로 전개하고, 잠수함들이 지정된 지역에 도착하기까지 함정들이 전체 경로를 보호하는 훈련도 처음으로 실시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캄차카반도가 극동 방위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체 국가안보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고 전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 해체 후 태평양함대는 오랜 기간 새로운 함정과 무기 시스템을 공급받지 못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러시아는 캄차카반도 방어를 강화하는 등 이 지역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캄차카반도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과 순항미사일 및 어뢰 등을 장착한 다목적 잠수함 등을 보유한 2개 잠수함 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모노마흐', '게네랄리시무스 수보로프' 등 최신 핵 추진 잠수함들도 배치됐다.
캄차카반도에는 신형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을 탑재할 핵잠수함 '벨고로드'와 '하바롭스크' 등으로 구성할 새로운 핵 잠수함 사단도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이를 위한 해안 기반 시설 구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 지상 병력으로는 40해병여단과 '발'·'바스티온' 미사일 시스템을 갖춘 520 해안 미사일포병여단 등이 있다.
또 극초음속 전투기와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통합 방공통제 시스템도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 북동부 국경 대공 방어와 대잠 작전 등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미그(MiG)-31 전투기와 해상 초계기 일류신(IL)-38 등을 보유한 항공대도 주둔 중이다.
이밖에 캄차카반도 주도인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인근에 있는 옐리조보 군사 비행장 현대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군사 역사 전문가 드미트리 볼텐코프는 "캄차카반도는 요새화가 잘 이뤄졌다"며 "다양한 잠수함들이 배치됐고 미사일 시스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명령으로 지난 14일 시작된 태평양함대 비상 전투준비태세 점검 훈련은 현재 최종 단계로 접어들었다.
태평양함대는 오는 22일까지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쿠릴열도 남단(일본명 북방영토)과 사할린주에서 적 상륙을 격퇴하는 훈련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는 병력 2만5천명과 군함 및 지원 선박 167척, 잠수함 12척, 항공기 및 헬기 89대 등이 동원됐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훈련을 지휘하는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러시아 해군 참모총장은 이날 "우리 해병과 해안부대 등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서 얻은 전투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현지 전문가는 이번 훈련기간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찾은 것은 양국 간 유대를 서방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지난 16~19일 리 부장은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났다.
인나 베르렌코 러시아 국민경제행정 대통령대학교 북서연구소 경영·사회기술 학과장은 "알다시피 곧 대만 (총통)선거가 다가온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 내정과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매우 걱정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군사적으로 매우 준비된 동맹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훈련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상호작용이 잘 형성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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