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INS 총괄 "日방류계획, 국제기준·우리 경험 바탕 검토중"
"현재 탱크 농도보다 해양방류 직전 오염수 데이터 공유받는 게 가장 중요"
KINS, 2021년 8월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검토팀 꾸려 계획 분석…IAEA 검증도 참여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각 분야 전문가를 모아 일본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지, 일본 기준과 한국 규제경험에 맞는지 보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오염수 교차분석에도 참여해 일본 분석 능력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한 검토 대상입니다."
김성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후쿠시마 오염수 검토팀 기술총괄(책임연구원)은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연구원 내 각 분야 전문가를 섭외해 검토팀을 꾸려 일본의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며 "국내 원전 규제에서 얻은 경험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토팀은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공식 발표한 직후인 그해 8월 KINS 내 분야별 전문가들을 모아 꾸려졌다.
도쿄전력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에 제출한 오염수 방류 실시계획을 중점 검토하는 게 팀의 목표라고 김 총괄은 설명했다.
다핵종(多核種) 제거설비(ALPS) 성능과 희석 방출·배수 계획 설계가 적합한지, 핵종 분석 측정 대상을 제대로 선정했는지, 방사능 영향평가에서 방법론이나 결과가 기준에 부합하는지, 해양 모니터링 계획이 적절한지 등이 분석 대상이다.
오염수 처리 과정을 검증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니터링에 참여해 오염수와 해수 등을 분석하고 이를 교차 검증하는 것도 담당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총괄은 "가장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 일본이 제공한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느냐 여부인 만큼 IAEA 확증 모니터링에서 이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AEA는 모니터링 참여국 전문가 입회하에 물을 섞어 내부 물질 농도를 균일하게 하는 교반작업을 거친 후 오염수와 원전 앞 해수를 채취하고, 이를 각국에 보내 검증을 의뢰한 상태다.
다만 한국은 지난해 11월 해수 채취 과정에는 참여했으나 3월 오염수 채취 당시에는 일정 관계로 전문가가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괄은 IAEA는 방사선학적 측면 위주로 주로 보지만, 검토팀은 여기에 더해 시설 안정성 등도 함께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토하는 자료는 주로 NRA에서 공개하는 회의자료와 심사·검사 자료 등으로, 부족한 자료는 원자력안전위원회나 외교부 채널을 통해 NRA와 도쿄전력에 요청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정부가 검토팀을 꾸려 분석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다양한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이 지금까지 공개해 온 오염수 탱크 내 농도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김 총괄은 현재 탱크 농도보다는 해양 방류를 진행하기 직전 오염수 데이터를 공유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배출 기준에 부합할 때까지 오염수를 ALPS로 여러 차례 걸러 부합할 때만 방류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이때의 데이터가 신뢰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IAEA는 ALPS로 정화가 잘 돼 배출 전과 비슷한 수치일 것으로 보이는 오염수 자료를 분석하는데, 실제로 나갈 때 데이터와 같다고 볼 수는 없는 만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총괄은 "일본의 계획에 따르면 무조건 공개한다고 했기 때문에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해양 방류 과정에서 원전 앞 오염된 해수로 오염수를 희석해 방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는 "일본이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원전 앞 바다에 둑을 쳐 오염된 지역을 막아 두고 둑 바깥 해수를 가져와 섞는다는 계획"이라며 "둑 내부와 외부 해수를 오염수와 섞었을 때 농도도 IAEA에서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IAEA의 검증을 믿기 어렵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국내 전문가가 참여하고 러시아·중국 전문가도 참여하고 있다"며 "전문가 집단의 자존심과 각국 기관들의 분석 능력도 함께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존중해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로 발생한 삼중수소가 보통의 삼중수소보다 더 위험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는 "방사성 물질은 어디서 발생하냐는 중요하지 않다. 위험한지 여부를 이야기하려면 양을 봐야 한다"며 "그래서 나가는 양이 얼마인지, 종류가 뭔지 과학적 검증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 시설에서 방사성 물질을 배출할 때 이를 분석하고 공개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일본도 인접국에 협조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괄은 "데이터의 신뢰에 관한 문제기 때문에 당연히 자료를 공개해야 하고 인접국에 협조해야 한다"며 "일본 쪽에 의무가 있는 만큼 한일 양자 회의 등에서 자료 요청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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