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찰, 공공장소에 '히잡 감시 카메라' 설치
"히잡 의무 착용에 대한 저항을 막기 위한 조치"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경찰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적발하기 위한 '스마트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반관영 메흐르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도심 주요 공공장소에 히잡 미착용 여성을 식별하기 위한 스마트 카메라를 설치했다면서 적발된 여성들에게는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러한 조치는 히잡 의무 착용과 관련한 법에 대한 저항을 막기 위한 것이며, 히잡 미착용은 국가 이미지를 더럽히고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또 "쇼핑몰, 상점, 식당의 업주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 손님에게 사회 규범을 준수하도록 안내하고, 이를 위한 감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란 당국은 히잡 미착용 여성에 대한 처벌 방침에 변화를 줄 여지가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히잡은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국가 기반 중 하나이며 "양보하거나 관용을 베풀 여지가 없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앞서 호세인 모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은 "히잡 반대는 이슬람공화국과 그 가치에 대해 적대감을 보여주는 것이며 미착용 여성에 대해서는 자비 없이 처벌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히잡 시위' 이후 이란에서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거리를 다니는 여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간 당국은 히잡 착용과 관련한 단속을 이전만큼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아 왔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이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에 따르면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시위 참가자 500여 명이 숨졌고, 2만여명이 체포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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