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내일 주총…사외이사 3인 동반 사퇴 가능성(종합)
최대 주주 국민연금, 일부 반대·일부 중립…ISS·현대차는 모두 반대
KT 다수·소수 노조 모두 회견·집회 없이 주총 참관만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30일 KT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일부 반대, 일부 중립 의견을 내면서 이들의 동반 사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늦게 의결권 행사 방침을 발표하고 KT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한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강충구 고려대 교수(현 KT 이사회 의장)와 여은정 중앙대 교수에 대해서는 중립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들 사외이사 3인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2대 주주 현대차그룹(지분 7.79%)과 함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 10.12%)도 표 이사에 반대한다고 하면서 표 이사 선임 안건은 31일 열리는 KT 정기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연금과 현대차그룹의 지분은 약 18%에 불과하지만, 다른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이보다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더구나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 기관인 ISS도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바 있어 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 가능성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ISS 권고안은 KT 지분 약 44%를 지닌 외국인 주주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로 표 사외이사가 주총 전에 사퇴 의사를 밝힐 수도 있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다만 국민연금이 중립 입장을 낸 강충구·여은정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주총 표결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중립은 다른 주주들의 찬반 비율에 따라 국민연금 지분을 나눠 계산한다는 의미로, 예컨대 한 의안에 대해 찬반 비율이 각각 5.5 대 4.5일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을 해당 비율만큼 나눠 산정하게 된다.
만일 주총에서 두 사외이사에 대한 주주의 의견이 찬성이 많을 경우 국민연금의 지분도 그만큼 힘을 실어주기 때문에 이들 선임에 대한 안건은 가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두 사외이사 재선임안이 가결된다면, 표 사외이사의 주총 전 사퇴 또는 재선임안 부결에도 KT는 상법에 따라 이사회 정족수 3인을 만족해 이사회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KT 이사회는 재선임에 도전하는 사외이사 3인과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까지 4인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3년간 함께 이사회를 꾸려온 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강충구·여은정 사외이사도 동반 사퇴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 사외이사 3인이 사퇴하더라도 KT는 상법에 따라 차기 이사회가 구성되기까지 이들이 대행 자격으로서 임기 만료 뒤에도 당분간 김용헌 사외이사와 이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하도록 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KT 관계자는 재선임에 도전하는 사외이사 3인의 사퇴 여부와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히지는 않았다"면서 "일부 의안에 대한 폐기 여부는 주총 당일 오전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 외에도 이번 KT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목적 사업 추가·자기주식에 대한 보고의무 신설·자기주식을 통한 상호주 취득 시 주총 승인 의무 신설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강충구·여은정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에 대해서도 주주의 뜻을 물을 예정이다.
그러나 당초 의안으로 올라갔던 윤경림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윤 대표이사 후보의 사퇴로 자동 폐기돼 다뤄지지 않는다. 아울러 윤 전 후보가 사퇴하면서 그가 추천했던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후보 자격이 자동으로 사라지면서 해당 의안도 폐기됐다.
윤 전 후보의 사퇴로 경영 계약서 승인의 건도 자동 폐기됐다.
또 이사 선임의 건 중 사외이사 후보였던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내정 이틀 만에 사퇴하면서 이 의안도 폐기됐다.
폐기된 안건에 대해 주총 전 전자 투표로 찬반을 표시한 주주 의견은 무효로 처리된다.
KT 주총에 업계 이목이 쏠리면서 소액 주주와 노조 대응도 관심사다.
소액 주주가 모인 네이버 카페에서는 주총에서 회사 측에 주주 환원 정책 확대 및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정관 변경 등을 요구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 카페에 모인 소액 주주의 지분은 지난 28일 기준 약 1.47%(약 385만2천 주)로 전해졌다.
다수 노조인 KT 노조와 소수 노조인 KT 새노조는 기자 회견이나 집회는 모두 하지 않고 주총을 참관할 예정이다.
KT는 31일 오전 9시 서울시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41기 정기 주총을 연다.
주총 의장은 구현모 대표이사 사퇴로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하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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