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단기금리 하락…상반기 내로 대출금리 하락 체감할것"(종합)
"연체율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인터넷 은행, SVB와 구조 달라"
"은행 점포 폐쇄, 적정한 평가 거쳤나 의문…기준 정립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도 국내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민들이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30일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여러 가지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도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국내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상대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고, 그에 영향을 받아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금리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의 경우다.
그는 "5월 내지는 6월,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는 국민들이 은행권의 노력과 최근 단기자금시장 안정으로 인한 금리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과 2금융권 등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와 관련해서는 "추세적으로 연체율이 오를 수밖에 없는 흐름에 대해서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면서 "다만 평균적인 연체율이 문제가 아니라, 특정 금융기관이라든가 특정 섹터가 지나치게 튀는 상황이 발생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이슈를 야기하지 않도록 중점적으로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향후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에 대해서 사전적인 준비 내지는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작년 말부터 챙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일각에서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한 불안감이 커진 것에 대해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은 SVB와 구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국내 인터넷 은행의 자산운용 구조는 SVB 등과 달리 채권 비중이 낮을 뿐 아니라, 증권도 단기채 위주로 구성돼 있어 금리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가 그리 크지 않다"며 "다만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챙겨보기 위해 일별·주별·월별 다양한 지표를 살펴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전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는 "국내 금융시장을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고자 정부와 감독당국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리기 위한 취지였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그간 '최고경영자(CEO)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아온 사외이사들이 대거 연임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특정 사외이사가 적절한지 여부보다는, 사외이사가 추천되는 과정에 주주의 의견이 반영되는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 원칙이나 절차에 대해 말씀을 드려왔다"면서 "이번 3월 주주총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금융지주들이 거버넌스를 선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알고 있으며, 금융당국도 이런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은행권의 점포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와 관련해 개선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시사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적정한 평가를 거쳐 점포가 폐쇄됐는지 조금 의문이 있다"면서 "최근 몇 년 치를 살펴본 뒤 어느 정도 기준이 적정한지 점검하고, 이를 은행권과 공유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정립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이 출시한 100만원 한도의 소액 생계비 대출, 2금융권의 신용대출을 은행권 대출로 대환해주는 KB국민은행의 'KB국민희망대출'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대해서는 "놀라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느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일부 금융기관에서도 소액 생계비 대출과 유사한 형태의 지원 활동을 준비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제안한 바가 있다"면서 "향후 당국이 이러한 상품 출시와 관련한 해석 등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돕고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viva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