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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석방…테러연루 혐의 25년형 복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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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르완다' 실제 주인공 석방…테러연루 혐의 25년형 복역중
도하 거쳐 미국행…르완다 정부 "대통령 명령으로 감형"
"미국서 조용히 살겠다" 카가메 대통령에 사면요청 서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테러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 폴 루세사바기나(68)가 25일(현지시간) 석방된다고 르완다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정부 소식통은 루세사바기나가 카타르 도하를 거쳐 미국으로 갈 예정이라며 그가 폴 카가메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하는 편지를 쓴 뒤 석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세사바기나는 작년 10월 14일에 보낸 이 서한에서 "사면받고 풀려난다면 남은 인생을 미국에서 조용히 반성하며 보내겠다"고 썼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르완다 정부 대변인도 루세사바기나가 대통령 명령으로 감형받았다고 확인했다.
루세사바기나의 가족들은 AF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폴의 석방 소식을 듣고 기쁘다"며 "빨리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루세사바기나는 카가메 정권에 반대하는 조직의 테러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2021년 9월 르완다 법정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카가메 대통령에 반기를 든 르완다민주변혁운동(MRCD)의 무장 조직인 국민해방전선(FNL)이 2018년과 2019년에 저지른 테러에 가담했다는 혐의였다.
1996년 벨기에로 망명해 추후 미국 영주권자가 된 그는 당시 MRCD 활동은 인정하면서도 FLN의 테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재판 출석도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단체가 서로 구분되지 않는다면서 'MRCD-FNL'이라는 명칭을 썼고, 루세사바기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미국 정부는 그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하고 불법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작년 8월 르완다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카가메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루세사바기나의 불법 구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루세사바기나의 석방으로 르완다와 미국 간 긴장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미국은 르완다에 이웃 나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활동하는 투치족 반군 M23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으나 르완다는 이를 줄곧 부인했다.
한편 FNL 대변인 '산카라'로 알려진 칼릭스테 은사비마나를 비롯한 일부 동료 수감자들도 루세사바기나와 함께 석방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루세사바기나는 르완다에서 투치족에 대한 후투족의 무차별 학살이 벌어진 1994년 당시 수도 키갈리에 있는 밀 콜린스 호텔의 지배인이었다
이 호텔은 후투족 군사 조직인 인테라함웨 민병대를 피한 1천268명의 후투족과 투치족 난민을 수용했고, 호텔에 체류하던 난민들은 죽거나 다치지 않았다.
테리 조지 감독의 2004년 영화 '호텔 르완다'에서는 루세사바기나가 난민을 보호한 영웅으로 묘사됐다. 이후 명성을 얻은 루세사바기나는 투치족 반군 지도자 출신의 카가메 대통령이 인권을 유린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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