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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규제해제·소취하 합의로 반도체 소재 공급망 탄탄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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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규제해제·소취하 합의로 반도체 소재 공급망 탄탄해질 듯
'日 수출규제 해제·韓 WTO 제소취하'로 3년8개월만에 갈등 봉합
소부장 대일 수입비중 최저치 떨어졌지만 현장에선 '日의존도 여전' 체감
"소재 자율성 높였어도 소모적 측면도 컸다" 지적도
"기술동맹에서도 시너지 기대…R&D 협력도 확대될 것"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권희원 기자 =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해제함에 따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크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16일 도쿄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불화수소·불화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화답하면서 3년 8개월 동안 이어진 한일 간의 수출 규제 관련 갈등이 봉합됐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들 품목은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매우 중요한 소재다. 2019년 기준으로 일본은 글로벌 시장에서 불화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를 약 90%, 불화수소를 약 70% 생산하는 국가여서 국내 반도체 등 산업 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은 같은 해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국)에서도 한국을 배제했고, 이에 한국은 그해 9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의 규제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등의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소부장 자립을 선언하고 관련 기술 개발과 수입국 다변화, 투자 유치 등의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은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이듬해인 2020년 총 100개가 선정됐다. 이에 작년 상반기 기준 소부장 제품에 대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15.4%로 떨어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같은해 10월 정부가 관리·육성하는 소부장 핵심전략기술을 100개에서 150개로 또 대폭 늘렸다.
작년 말 기준 한국의 전체 소부장 부문 수입액(2천614억6천만달러) 가운데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액(394억2천만달러)은 약 15.1%를 차지해 비중이 역대 최저치에 이르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용 소재인 불화 폴리이미드의 경우 일본의 수출 규제가 단행된 2019년 당시 한때 한국이 수입하는 비중이 93.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의존도가 대폭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통계와는 달리 산업 현장에서는 체감하는 일본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대일 관계 악화로 기업의 경영 환경이 나빠졌다는 지적과 불만의 목소리가 함께 터져나왔다.
소부장 분야는 당장 몇 년의 시간을 준비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일본과의 기술 교류를 기반으로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안보에서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적 자율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다른 나라들이 자국과 교류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전략적 불가결성'"이라며 "3년간 수출규제로 인해 전략적 자율성이 향상됐을진 몰라도 일본 기업과의 자유로운 경쟁이 막히면서 전략적 불가결성을 높이진 못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소모적인 면이 컸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일 정부가 수출 규제와 관련한 문제를 일단락 지으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 감소와 연구·개발(R&D) 협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전략기술과 일본의 강점이 큰 소재, 장비, 기초과학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통해 R&D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SK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핵심 물질의 수급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행"이라며 "지금까지는 미국과 기술동맹을 추진할 때도 양자 간 관계만을 생각해왔지만, 앞으로는 일본과도 함께 협력함으로써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도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면서 소비재, 한류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수출 여건이 개선되고, R&D 협력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안보정책관은 이날 일본 도쿄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양국의 투자와 무역 협력 확대, 무역 관리, 경제 안보로 이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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