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국방장관, 무인기 충돌사건 통화…우크라전 후 3번째
지난해 10월 핵위기 고조 후 5개월 만의 통화…세부내용 비공개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미국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에 부딪힌 뒤 흑해에 추락한 사건과 관련해 양국 국방장관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15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세한 통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이 미국 측 요청으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3번째 양국 국방장관 간 전화 통화다. 가장 최근 통화는 약 5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21일이었다.
당시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통화 사실을 발표했으며, 이후 미 국방부는 양국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통화는 오스틴 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고 이에 미국이 연일 경고하는 상황에서 서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긴장 고조를 막고자 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는 지난해 5월 14일 미 국방부가 통화 사실을 공개하고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고 밝혔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전날 오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서쪽인 흑해 상공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미국 무인기 MQ-9 '리퍼'가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와 충돌했고, 미 공군은 프로펠러가 손상된 해당 드론을 바다에 떨어뜨렸다.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물리적으로 충돌해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러시아를 겨냥해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은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자국 뉴스채널 로시야24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흑해 연안에 비행제한 구역을 설정한 사실을 미국이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미국이 끊임없이 도발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