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폭동은 과장됐다" 폭스뉴스 보도 논란…미 정계도 시끌
방송사에 자료영상 제공한 메카시 하원의장에 비난…공화당서도 "잘못된 보도"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2년여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1·6 의사당 폭동' 사건을 다룬 미 방송사 폭스뉴스의 최근 보도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미 정계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로이터 통신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7일(현지시간) 상원 연설에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폭스뉴스에 영상 자료를 제공해 음모론 확산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영상은 1·6 사태 당시 의사당 내부를 찍은 폐쇄회로TV(CCTV) 등의 영상으로, 폭스뉴스는 매카시 의장 측으로부터 이 영상을 입수해 6일부터 주요 뉴스로 방송하고 있다.
대표적 우파 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뉴스 프로그램에서 시위자들이 의사당 안을 천천히 걸어 다니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들은 단순히 구경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의사당에 들어온 사람 중 일부만 '훌리건'이었지 압도적인 다수는 평화롭고 질서정연했으며 얌전했다"며 "이들은 폭도가 아니라 구경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을 통해 1·6 사태가 반란 시도였다는 주장이 허물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 뉴스에 대해 "민주주의의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하고 용서할 수 없는 시도"라고 비판하면서 당시 상황이 건전했던 것처럼 보이게 짜깁기한 영상을 사용한 보도를 취소하라고 폭스뉴스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보안 영상을 제공한 매카시 의장에 대해서도 "칼슨만큼 비난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당 경찰국장인 톰 메인저도 내부 공지를 통해 "(해당 뉴스는) 4만1천 시간의 영상 중 비교적 평화로운 부분만 선별했다"며 "혼돈과 폭력의 전후 맥락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영상 제공은 투명성을 위한 것인 만큼, (제공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의 뉴스는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뉴스 내용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매카시 의장의 영상 제공 행위를 어떻게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으면서도 방송에 대해선 "경찰국장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존 케네디 상원 의원은 "역겹다"고 잘라 말했고, 케빈 크레이머 상원 의원은 "평화로운 시위로 분류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했다.
이 사건은 2020년 11월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2021년 1월 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 절차를 진행하던 상·하원 합동 회의를 저지하려고 연방의사당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이다.
이로 인해 의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고, 당일에만 경찰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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