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바흐무트 함락돼도 전쟁 흐름 바뀌는 건 아냐"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최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함락되더라도 이번 전쟁의 흐름이 바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의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수개월간 대치해 온 바흐무트에서 총공세에 나서 3면을 포위해 도시 점령을 앞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흐무트 점령은) 전략적 가치나, 작전상 가치보다는 상징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바흐무트가 함락된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러시아가 이 싸움의 흐름을 바꿨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바흐무트가 러시아의 손에 떨어질지, 언제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지와 관련해선 예측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서쪽으로 퇴각해 전열을 재정비하기로 결정한다면 자신은 그것을 전략적 차질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교통 요지인 바흐무트에서는 이미 7개월째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로선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성공한다면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군사적 성과를 올리는 것이 된다.
그러나 서방 정보당국과 군사전문가들은 그러한 상징성과 달리 바흐무트 자체의 전략적 중요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해 왔다. 이미 바흐무트 서쪽에 겹겹이 방어선을 구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군은 바흐무트와 바깥을 잇는 마지막 통로를 겨냥해 포탄을 퍼부으면서 포위망을 완성하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그간 바흐무트 공략을 주도해 온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과 러시아 정규군이 누가 더 큰 공로를 차지하느냐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정황이 감지된다.
실제로 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소속 용병들이 탄약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군 고위층을 상대로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군과 와그너그룹 사이에 균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와그너그룹이 러시아군보다는 조금 더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군에게서는 모범이 될 만한 활약을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