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부인 오혜선 눈물 "북한에 두고 온 가족 생각에…"
AFP 인터뷰서 망명 경위 등 소개…"자식 위해 남한행 결심"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외교관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인 태영호(60·국민의힘) 의원의 부인 오혜선(56)씨가 외신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오씨는 1일 프랑스 통신사인 AFP의 서울발 인터뷰 기사에서 자신의 출신 배경과 망명 경위, 서울 생활 등을 상세히 언급했다.
우선 AFP는 오씨를 "북한 엘리트 일가에서 태어나 자신을 특별하다고 느꼈으나 해외에서 자유를 맛보고 망명을 결정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6년 런던 주재 북한 외교관으로 있던 태 의원과 함께 두 자녀를 데리고 한국으로 와 서울에서 살고 있으며, 최근 회고록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를 펴내기도 했다.
오씨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 오백룡의 조카인 오기수의 딸로 알려져 있다.
오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망명 배경을 언급하면서 기존 태 의원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교관이었던 태 의원과 함께 수년간 덴마크, 스웨덴, 영국 등 유럽을 오가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삶을 알게 됐으며, 특히 2004년 도착한 런던에서는 "천국이 있다면 여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첫째 아들이 신장 문제를 포함한 만성 질환을 앓았는데, 평양과 달리 런던에서는 국민보건서비스(NHS)로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오씨는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이 영국에서는 존중을 받으면서 밝게 자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점점 북한으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북한 주민들이 왜 그렇게 힘겨운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는 오씨는 결국 북한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층의 삶을 자녀들을 위해서 포기하자고 태 의원을 설득했다.
한국에 정착하게 된 그는 서울에서 사는 삶을 사랑한다면서도 북한에 두고 온 모친과 자매들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그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서도 최소한 그들이 숙청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들이 나를 원망할까요? 나를 부러워할까요? 아니면 조용히 나를 응원할까요?"라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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