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본섬∼마쭈다오 해저케이블, 이달 초 잇단 절단 사고
미 안보 전문가 "중국 측에 의한 의도적 행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 본섬과 마쭈다오(馬祖島) 사이에 설치된 해저케이블 2개가 이달 초에 잇따라 중국 어선과 화물선에 의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안보 전문가는 인터넷 차단을 통해 대만을 외부세계로부터 봉쇄하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중국 측에 의한 의도적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의 타이완뉴스는 24일 최근 발생한 두 건의 대만 본섬∼마쭈다오 간 해저케이블 절단 사고에 대해 미국 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포린폴리시 칼럼니스트인 엘리자베스 브로우가 "대만의 인터넷을 완전히 단절하기 위한 (중국 측의) 총연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대만 본섬과 마쭈다오 사이에 설치된 대만 중화텔레콤(中華電信)의 해저케이블 2개가 이달 2일 저녁과 8일 오후에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마쭈다오 주민들의 통신 서비스에 영향을 미쳤다.
마쭈다오는 중국 푸젠성 성도인 푸저우 연안에 위치한 섬으로, 진먼다오(金門島)와 함께 대만의 최전방 섬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가통신위원회(NCC)의 웡바이쭝(翁柏宗) 부주임은 지난 17일 중화텔레콤의 타이마(Taima) 2호 해저케이블과 타이마 3호 케이블이 각각 중국 어선과 중국 화물선에 의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대만 본섬∼마쭈다오 간 해저 케이블이 불과 6일 만에 두 개나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난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고가 중국 측의 의도된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브로우는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분석 기사에서 해저 케이블이 손상되는 사건은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면서도 대만 본섬과 마쭈다오 간 해저케이블이 잇따라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로우는 미국이 정찰풍선 사건 이후 하늘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이에 중국이 해저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마쭈다오 주민들이 이번 해저케이블 절단 사고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또 대만 본섬과 어떻게 통신망을 연결하는지 등을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고 브로우는 추측했다.
그러면서 브로우는 지금까지 발생한 해저케이블 손상 사고가 주로 중국의 모래 준설선과 연관이 있다면서 이 같은 행위가 '회색지대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도발하는 전술을 뜻한다.
특히 그는 해저케이블 손상 행위가 중국에 의한 봉쇄 전술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국제케이블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약 380개의 해저케이블이 설치돼 있으며, 해마다 100∼200건의 해저케이블 손상 사고가 발생한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