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뺑소니 사망 사고' 담당 멕시코 경찰 인권침해 논란
사고현장서 통역 도우려던 현지인 일시 구금…"공권력 남용" 비판
수사당국 "폴리스라인 넘어서려 해…규정 따른 적법 절차" 해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한국인 30대 남성의 뺑소니 사망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통역을 도우려던 현지인을 체포했다 풀어줘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밀레니오와 지역방송 텔레디아리오 등에 따르면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토레온 경찰은 지난 18일 밤 한인 A(37)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승용차 운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일행과 함께 있던 A씨는 토레온 시내 중심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리던 차량에 치인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A씨는 휴대전화를 보며 걷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진술했다.
그런데 사고 목격자이자 A씨 일행의 스페인어 통역을 도우려던 현지 멕시코 청년이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되면서 공권력 집행의 적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에마누엘 아스필쿠에타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현지 TV 방송에 출연해 "사고 직전 인근에서 친구와 함께 야식을 먹다가 (A씨 등에게) 차량 호출 앱 사용법을 알려줬다"면서 "(뺑소니 사고 직후) 경찰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현장에 가까이 가려다 제지를 받았다"고 했다.
아스필쿠에타는 한인들이 스페인어에 익숙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통역 등을 도우려 했지만, 경찰관이 고압적인 어투와 함께 자신의 몸을 밀었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경찰의 이런 태도에 반발하다 구금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경찰의 자의적 체포에 따른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공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구치소로 옮겨진 그는 벌금을 내고서야 풀려났다.
소셜미디어에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대체로 경찰을 성토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거센 비난 여론에 토레스 수사당국은 "경찰의 판단은 적법했다"고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세사르 페랄레스 토레온 경찰청장은 "(그가) 현장 보호를 위한 폴리스라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경계선을 넘으려 한 것으로 안다"며 "(구금은) 긴급 상황 프로토콜에 따른 절차로서, 누구의 인권도 침해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아스필쿠에타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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