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트럭 교역로 2년만에 재개방…中훈춘 세관 가동 시작"(종합)
닛케이아시아 보도…육로 검역기간도 30→10일로 단축
중국 훈춘서 곡물 등 싣고 '특구' 북한 나선으로…교역 '숨통'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한종구 특파원 = 북한과 중국 사이 주요 육상 교역로 중 하나인 나선∼훈춘 사이 트럭 통행이 2년여 만에 재개되며 무역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일본 영자지 닛케이아시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 측 소식통은 "양국 당국이 일부 선적을 재개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동북부 훈춘에서 세관 시설이 다시 가동되면서 곡물 등을 비롯한 상품을 실은 트럭들이 국경을 건너 두만강 인근의 북한의 나진·선봉(나선) 경제무역구로 향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1월부터 해외여행을 금지했고, 같은해 10월 트럭·배·철도를 통한 화물 운송도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북한의 최대 무역 상대인 중국으로 향하는 육로 통행이 장기간 가로막혔던 바 있다.
작년 9월 북한은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이어지는 화물열차 왕래를 재개했고, 이어 이번에 트럭 통행까지 가능해지면서 교역이 차츰 활발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육로 통행이 정상화하는 수준까지 이르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한 북한 소식통은 "훈춘 세관이 다시 문을 열기는 했으나, 서비스가 불규칙하다"고 전했다.
단둥과 지안 등 중국의 다른 접경지에서도 트럭 운송 방안이 논의 중이지만 아직은 통행이 보류돼 있다.
40번 넘게 북한을 다녀왔다는 미무라 미쓰히로 동북아시아국제연구소(ERINA) 연구원은 "나선은 다른 지역에서 격리된 경제특구"라며 "(이곳에) 트럭 통행을 허용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지 여부를 시험해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선∼훈춘 육로를 시범적으로 재가동해본 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다른 접경지로 개방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북한이 육로 통행 재개를 모색하는 배경에는 최근 양국간 교역 감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북한은 유엔 대북제재가 적용되지 않는 중국산 부품의 완제품 조립 수출을 통해 외화를 확보해왔지만, 코로나19 봉쇄 주요 경공업 제품 수출이 급감하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2022년 시계 및 부품 출하량은 2019년 대비 96%, 가발은 같은 기간 63% 감소했다.
생필품 확보도 문제다. 미무라 연구원은 "북한에 식량과 일용품이 심각하게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 북한 개성에서 하루에 수십명씩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작년 중국산 타이어 수입을 전년대비 3배로 크게 늘리며 트럭·버스 운행 증가에 대비하는 듯한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깐깐한 검역 절차로 인해 운송비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걸림돌이다. 중국에서 육로로 북한에 도착한 화물은 일단 관련 시설에 격리돼야 하며, 선박들도 닻을 내리고 검역에 응해야 한다.
한 소식통은 "최근 검역과 대기에 걸리는 시간이 30일에서 10일 정도로 단축됐지만, 여전히 큰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육상교역 재개의 복병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말 수도 평양을 5일간 봉쇄했다.
미무라 연구원은 "양국 모두 교역 재개를 원하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은 꺼린다"며 "계속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은 양국 합의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과 북한은 지난해 우호협상을 통해 단둥-신의주 통상구의 철도 화물 운송을 재개했다"며 "양측은 양국 통상구 협정 등 국경 관련 조약에 따라 국경 통상구 관련 사항을 협상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지난달 8일 화물트럭 5대가 훈춘 취안허 통상구에서 두만강대교를 넘어 나선 경제무역구로 들어갔다는 소식통 발언을 인용, 육로통행이 부분적으로 재개됐다는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연합뉴스는 이달 1일에도 중국 트럭이 연일 나선으로 물자를 운송하는 등 교역 움직임을 포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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