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1월 계약 아파트 64%가 하락 거래…"급매 소진중"
직전 2개월과 동시 거래 사례 비교…서울도 64%가 실거래가 떨어져
전국 아파트 20%가 직거래…상당수 절세 목적 가족 간 증여성 거래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간 거래된 전국 아파트 10건 중 6건 이상이 직전 두 달간 거래보다 낮은 금액에 팔린 하락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기를 틈탄 절세 목적의 직거래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1일 연합뉴스가 부동산R114와 함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를 분석한 결과 급매물 거래가 활발해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매매 계약된 아파트의 64.4%가 직전 두 달(10∼11월)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개업소를 통해 계약된 아파트 4만5천23건 가운데 동일 단지에서 최근 2개월(지난해 12월∼올해 1월)과 직전 2개월(지난해 10~11월)에 모두 거래가 1건 이상 이뤄진 5천683개 주택형(평형)의 매매 평균가를 비교해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서울은 조사 기간 내 비교 대상 158개 주택형 가운데 63.9%가 하락 거래였다.
최근 금리 인상, 경기 침체로 심각한 거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을 낮춘 '급급매'가 팔리며 거래량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11월(733건) 거래량이 전월(560건) 대비 30.9% 늘어난 뒤 12월(834건)에 다시 13.8% 증가했다. 올해 1월에는 거래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로 한달 가까이 남았지만 현재 신고 건수가 615건에 달해 역시 12월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세제 완화, 15억원 초과 주택 대출 허용 등 규제 완화 대책이 속속 발표되고 올해 1월 초에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규제지역에서 풀면서 거래가 늘어난 분위기"라며 "거래가 늘어도 급매물 위주로 팔리면서 60% 이상은 실거래가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가장 큰 곳은 경기도와 대구시로 각각 69.4%에 달했다. 부산이 68.0%로 뒤를 이었고 인천은 66.2%였다.
하락 거래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충북으로 57.2%였으며, 전남이 57.9%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아파트값 하락률 1위를 기록한 세종시도 하락 거래 비중이 59.1%로 평균 이하였다.
조사 기간 내 계약된 아파트의 직거래 비중도 높았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10월 17.3%였던 직거래 비중은 11월 20.5%로 증가했고, 12월에도 20.4%에 달했다. 최근 거래된 10건 중 2건 이상이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당사자끼리 직거래를 통해 계약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직거래 대상의 대부분은 특수관계인 간 증여성 거래로 보고 있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 거래 시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정상 거래로 인정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증여로 인한 취득세 과세 기준이 종전 시가표준액에서 올해부터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며 세금이 늘어난 것도 지난해 증여성 직거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경우 10월 12.7%였던 직거래 비중이 11월에 30.0%로 급증했다. 12월에도 21.5%가 직거래였다.
최근에는 정상 거래 인정 범위(3억원)를 벗어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더라도 시세의 최대 반값 수준에 싸게 신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김종필 세무사는 "시가로 모두 증여세를 내는 것보다 증여성 양도를 통해 3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증여세를 내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아파트값이 최고가 대비 최대 30% 이상 하락한 곳도 나오면서 증여성 거래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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