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예민한 '불법이주' 다시 늘어…작년 월경 적발 64% '껑충'
EU 국경경비대 "EU 도착 난민 규모 기록적"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지난해 유럽연합(EU)으로 불법 이주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U 국경경비 기관인 유럽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은 작년 한 해 '비정상적' 월경 시도 적발 건수가 총 33만 건으로, 전년 대비 64%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프론텍스는 짚었다.
불법으로 EU로 이주하려다 발각된 사례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저치를 찍었지만 2021년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년 연속 가파르게 증가했다.
주요 경로로 보면 서부 발칸을 경유해 EU로 들어오려는 시도가 14만5천600건으로, 전체 적발 사례의 45%를 차지했다.
2021년에 서부 발칸 경유 루트에서 적발된 건수와 비교하면 1년새 무려 136% 급증했다.
국적별로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튀니지인의 불법 월경 적발 건수는 47%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이 가운데 시리아인의 경우 적발 건수가 전년보다 대략 두 배 늘어난 9만4천 명에 달했다고 프론텍스는 전했다.
프론텍스는 "지난해 EU와 솅겐 조약 가입국들은 외부 국경에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는 벨라루스가 2021년부터 중동 지역 이주민을 EU 회원국 국경으로 내몬 것을 비롯해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EU에 도착한 난민의 수는 기록적"이라며 "이는 불법 국경 횡단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과 함께 강력하고 효과적인 유럽 국경경비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불법 이주민 현안은 EU 회원국들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현안 중 하나다.
2020년 9월 EU 집행위원회는 그간 회원국에 의무적으로 이주민을 수용하도록 하는 이른바 '난민 할당제'를 없애는 대신 이주민 수용과 관련해 '자발적이고 한시적인' 연대를 강조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협의를 추진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EU 순환의장국을 맡은 스웨덴을 비롯해 이탈리아 등 주요 회원국에 반이민 정책을 기치로 내건 극우 성향 정부가 각국에 들어서면서 난민 현안을 둘러싼 회원국 간 갈등은 오히려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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