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우회 노하우에…美 '우크라 공격' 이란 드론 차단 고심
이란, 드론 제조에 '이중용도' 美부품 사용…원천차단 사실상 불가능
러 수시 드론기지 변경에 추적도 험난…NSC "수출통제 등 다양조치 검토"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러시아가 이란에서 조달한 무인기(드론)를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면서 미국이 이를 차단하기 위한 광범위한 조치를 모색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우선 이란이 무인기 제조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이들 부품은 대부분 '이중 용도'로 통제 자체가 쉽지 않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영국 무기 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이란제 드론을 조사한 결과 전체 부품의 82%가 미국 기업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이란제 무인기에 미국산 부품이 사용되게 된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고 CNN이 21일 보도한 바 있다.
에이드리언 왓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제재와 수출통제, 이란 드론 제조에 부품이 사용된 사기업과 대화 등 이란의 무인기 제조를 겨냥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우리는 드론에 사용되는 기술에 이란이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수출 통제 측면에서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사 등 드론에 부품이 사용된 미국 업체를 접촉했으나 회사들은 한결같이 "이 부품은 제한받지 않는 이중용도 부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동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NYT가 전했다.
또 러시아가 이란에서 구매한 2가지 드론 모델 가운데 하나를 만든 쿠드스 항공(Qods Aviation)은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공급업체로 수차 거론된 바 있으나 무인기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이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하면서 습득한 제재 우회 방법을 무인기 제조에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코프먼 해군분석센터(CNA) 러시아 연구책임자는 "수출 통제는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그러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현실적이 돼야 한다"면서 "제재는 부품 조달을 지연시키고 조달에 필요한 비용을 높일 수 있지만, 결의에 찬 국가들은 결국 기술을 손에 넣거나 자신들이 조달할 수 있는 것에 맞춰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러시아가 무인기를 사용해 공격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무인기 공격 장소를 찾는 것도 돕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발사 장소를 축구장에서 주차장 등으로 계속 변경하기 때문에 이 역시 쉽지 않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드론이 주로 크림반도에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으로 이동한 상태다.
미국 등은 이를 추적하고 있지만 러시아도 미국의 추적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안전한 위치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은 이밖에 우크라이나가 총이나 미사일 등을 사용해 드론 공격을 차단할 수 있도록 조기에 드론을 탐지하기 위한 기술 공급에도 공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엣지소스(Edgesource)사와 블루헤일로(Bluehalo)사 등 미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드론을 탐지하고 격퇴하는 것 등에 필요한 훈련이나 기술을 제공했다고 미국 관리들은 전했다.
이 가운데 엣지소스가 기부한 윈드토커(Windtalkers) 시스템은 우크라이나가 20마일(약 32㎞) 이상의 거리에서 다가오는 적 드론을 식별 및 추적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이 회사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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