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 전투태세 향상시킬 것"…국방장관은 병력확대 추진(종합)
국방부 확대회의…푸틴 "군대 무제한 지원…경제 군사화는 안해"
국방장관, 내년도 전쟁 지속 공언…전체 병력 150만명 목표 공개
개전 후 2번째 병력 확대 계획…징집 연령대도 조정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핵 전투태세의 강화와 함께 지속적인 전투력 증강을 주문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내년에도 전쟁을 지속할 것임을 확인하고 전체 병력 규모를 150만 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병력 규모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국방부 이사회 확대 회의에서 "핵전력은 국가 주권 보장의 핵심 요소"라며 "러시아는 핵전력의 전투태세를 지속해서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와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의 실전 배치를 예고했다.
'사르마트'는 최대 사거리 1만8천㎞에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최대 2천 배 위력을 가졌으며, 최대 15개 다탄두를 탑재해 미사일 방어(MD) 체제로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지르콘'은 최대 사거리 1천㎞가 넘고 순항 속도는 마하 8에 달하는 최신 무기로 탐지와 방어가 거의 불가능하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토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쓸 수 있다면서 계속해서 핵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식 선제 타격 전략도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드론의 중요성이 확인됐다면서 단일 네트워크로 통합한 드론이 전장 어느 곳에서나 활용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투력 증강을 위한 지원 역시 확실히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 군대는 자금 조달에 제한이 없다"며 "국가는 군대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군대를 개선하겠다"면서 "국가와 사회를 군사화하지 않겠다. 현재 발전 수준과 경제 구조로 그런 일이 필요하지 않고 그럴 의도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동원령으로 징집한 30만 명 중 15만 명이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향후 병력 충원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자신이 우크라이나인을 여전히 형제처럼 여긴다면서 이번 전쟁이 "공통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도발 때문에 전쟁이 불가피했다면서 "전투는 늘 비극과 인명 손실을 초래하지만, 내일보다는 오늘 일어나는 게 낫다"고 강변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는 2023년에도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특별 군사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일각에서 평화회담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철수는 불가능하고 협상도 쉽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도 최근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 작전이 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쇼이구 장관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군 병력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계약병(직업군인) 69만5천 명을 포함해 전체 군 병력 규모를 150만 명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8월 대통령령 개정으로 징집병과 계약병을 합친 군 병력 규모를 기존 101만 명에서 내년 1월부터 115만 명으로 늘리기로 한 데 이어 두 번째 병력 확대 계획이다.
또한 쇼이구 장관은 현재 18~27세인 러시아군 의무 복무 연령 기준을 21~30세로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러시아의 출산율이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복무 연령대를 높일 경우 징집 대상자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쇼이구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의 베르디안스크와 마리우폴 등 2개 항구에 해군 기지를 설치해 특별 군사 작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