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 北ICBM 규탄 의장성명 초안공유…채택시점 예견 어려워(종합)
관행상 안보리 총의 바탕으로 채택…중러 반대 '가장 강력한 수준 규탄' 표현 등도
(뉴욕·서울=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오수진 기자 =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성명 초안을 이사국과 공유했다.
20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안보리 이사국들은 현재 미국이 작성한 의장성명 초안을 회람 중이다.
초안에는 지난달 18일 북한의 ICBM 시험발사에 대해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한다"는 표현과 함께 북한이 기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경고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에 대해 이후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복귀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이 초안을 이사국에 공유한 것은 북한 도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안보리 논의가 한 달 넘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사회 논의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번 의장성명 초안이 그대로 안보리 공식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을 비롯해 향후 의장 성명 채택 일정은 아직 알 수 없다.
북한 도발의 책임을 두고 서방과 중국과 러시아간 입장차가 뚜렷한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규탄' 등의 표현에 모든 이사국의 동의를 받아 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초안을 기초로 한 협의가 막 시작된 단계인 만큼 회람 과정에서 이사국간 문안 조율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지난달 18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대응 조치에 관해 안보리 이사국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우리도 관련 우방국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장 성명의 구체 내용이나 채택 시점 등에 관해서는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ICBM 발사 문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물을 얻지 못했고,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의장 성명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과 같은 강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해 대응 수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새 대북 결의안 대신 강제력이 없는 의장성명으로 대응 수위를 낮출 것을 제안했는데 이를 근거로 의장성명 추진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압박한 것이다.
안보리 의장성명은 안보리 의장이 이사국들의 총의를 모아 발표하는 성명으로, 보통 15개 이사국 컨센서스(표결없는 동의)로 채택되며 안보리 공식문서로서 지위를 갖는다.
안보리 결의와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안보리가 어떤 사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이를 공식 기록으로 남긴다는 의미가 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2017년 8월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개최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성명을 채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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