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총선서 '친인도' 여당, 제1당 유력…초반 개표서 리드
'집권' 데우바, 연정 통해 6번째 총리직 가능성…개표 결과는 1주 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정치 혼란 속에 치러진 네팔의 총선에서 여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히말라얀타임스 등 네팔 매체가 집계한 총선 하원 초반 개표 상황에 따르면 집권 네팔회의당(NC)이 전날까지 33개 지역구 가운데 14곳에서 승리했다.
NC는 지난 20일 진행된 이번 총선 투표에서 91명의 하원의원 후보를 냈고 다른 지역 43곳에서도 리드하고 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NC는 직접 선거로 뽑는 하원 165석 가운데 57석을 차지하게 된다.
그외 110명은 비례대표로 선출되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는 총 275명의 하원의원이 뽑힌다.
NC와 손잡은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은 전날까지 3석을 확보했고 14곳에서 앞서고 있다.
야권 핵심 세력이자 '친중' 성향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은 5곳에서 승리했고 39곳에서 리드 중이지만 여권에 크게 밀리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NC와 CPN-MC가 주도하는 연정 세력은 군소 정당을 추가로 끌어들여 재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NC의 리더이자 '친인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현 총리가 6번째 총리직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 실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의전상 국가원수직을 수행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NC와 CPN-MC의 의석이 과반을 차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차기 정권에서는 신생 정당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정치 전문가 게자 샤르마 와글레는 로이터통신에 "절대 다수당이 없는 상황에서 비전을 가진 신생 정당의 젊은 정치가들이 새 정부 구성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기존 정당들이 변화하고 그들을 위해 일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표는 앞으로 1주일가량 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간 지역이 많아 투표함 이동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수작업으로 개표를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네팔은 현재 정치 혼란이 이어진 가운데 경제 위기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라 차기 총리는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될 전망이다.
네팔은 다당제가 도입된 1990년 이후 30번 가까이 총리가 바뀔 정도로 정치 혼란이 지속됐다. 2008년 왕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10여 차례나 정부가 바뀌었다.
와중에 경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와 마찬가지로 관광 산업과 해외 노동자의 자국 송금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와 관련한 외화 확보가 힘들어지면서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물가마저 치솟으며 어려움이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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