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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후임 누가 되든 英경제 암울…파운드화 추가 약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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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후임 누가 되든 英경제 암울…파운드화 추가 약세 전망"
"저물가·저금리 시대 끝…재정정책 보수적 접근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44일 만에 사퇴한 가운데 후임 총리는 높은 물가, 재정적자, 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 최악의 경제 상황과 맞서야 한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경기후퇴와 물가 급등으로 영국 정부의 행동반경이 제한됨에 따라 후임 총리가 누가 되든 영국 경제를 경기후퇴에서 구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는 난제를 떠맡게 됐다고 진단했다.
영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1% 치솟아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에너지 위기까지 겹쳐 올겨울에는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서비스 물가가 임금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가계는 생계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기준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가파른 물가 상승을 무시하고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재정 악화·물가 상승 우려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영국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극심한 금융시장 혼란을 겪은 뒤 감세 정책은 결국 철회됐지만, 여전히 영국 정부는 적자 예산과 씨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 등의 차입 비용은 불어나고 경기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여러 악순환에 이미 올해 들어 17% 떨어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패트릭 베넷 캐나다 CIBC은행 전략가는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며 올 연말까지 파운드화 가치가 파운드당 1.09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영국 경제는 유럽연합(EU)·아시아와의 무역이 증가하며 발전했다. 여기에 석유·천연가스 가격 하락, EU로부터 노동력 유입 등의 혜택을 받았고 2020년 코로나19 대확산 전까지 저물가·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EU·중국과의 무역 갈등, 세계적 공급망 대란이 물가를 끌어올렸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끊어 에너지 가격까지 치솟았다.
물가가 치솟자 BOE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는 BOE가 1989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가능한 정부 정책의 범위가 제한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러스 총리의 사임이 저물가와 초저금리로 전 세계 정부가 어떻게 갚을지 생각하지 않고 돈을 빌릴 수 있었던 지난 10년이 끝났다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러스 총리처럼 차입을 통해 감세 정책을 떠받치는 것은 1∼2년 전에나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다.
M&GH 인베스트먼트의 짐 리비스는 각국 정부가 오랫동안 양적완화(QE)의 도움을 받아왔으나, 시장은 이제 이런 도움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앞으로 지출 계획을 세울 때 더 보수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의 짧은 재임 기간 얻게 된 또 다른 교훈은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감세나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려는 시도는 이를 상쇄하는 중앙은행의 정책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BOE 관계자들은 감세 정책 발표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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