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탄압 속 여성들 잇단 시위…이번엔 대학기숙사 퇴실 항의
'이란 히잡 의문사' 연대시위 등도 펼쳐…탈레반, 매번 강력하게 해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의 엄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현지 여성들이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용감하게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여대생에 대한 기숙사 퇴실 조치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아프간 여성 30여명은 18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카불대 앞에서 당국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 등 외신은 보도했다.
이들은 "우리를 내쫓지 말라. 교육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다"라고 소리쳤다.
시위를 주도한 졸리아 파르시는 "오늘 시위는 (기숙사에서) 쫓겨난 여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대는 탈레반 재집권 후 1년 넘게 중단된 중·고등학교 여학생 교육도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지방의 일부 도시에서도 이날 관련 시위가 열렸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탈레반 정부 고등교육부는 지난 17일 대학교 기숙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일부 학생들에 대해 퇴실 조치를 내렸다.
이들 학생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시위대는 기숙사에서 쫓겨난 이들 모두가 여학생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는 탈레반 대원이 강력하게 해산에 나서면서 중단됐다.
아프간 여성 수십명은 지난달 말에도 카불 이란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는 '이란 히잡 의문사' 사건 관련 연대 차원에서 마련됐으며 시위가 벌어지자 탈레반 대원은 허공에 총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은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여성에 대해서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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