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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 앞세워 프랑스 떠난 서아프리카 세력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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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 앞세워 프랑스 떠난 서아프리카 세력확장"
영국 더타임스 보도…"말리·부르키나파소·니제르 등 공략"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한때 프랑스의 세력권에 속했던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안보적 혼란을 틈타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말리, 세네갈,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니제르, 차드와 같은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1960년대에 독립했지만, 수십 년 동안 프랑스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프랑스가 예전의 지역적 우위를 잃어가면서 러시아가 자국 용병을 앞세워 서서히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서부 국가 말리에서는 지난 여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억제를 위해 오랫동안 주둔해온 약 5천 명의 프랑스 군인 중 마지막 병력이 철수했다.
프랑스군 철군은 말리에서 반(反)프랑스 정권이 쿠데타로 집권한 데 뒤이은 것이다.
새 정치 지도자 압둘라예 마이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 정부를 "반계몽주의에 봉사하는 군사정부"라며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이후 말리는 이슬람원리주의 퇴치를 위해 프랑스군 대신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 소속 전투원 1천 명을 받기로 러시아 측과 합의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 사건을 자국의 '외교·군사적 굴욕'이라고 꼬집었다.
말리에 이웃한 부르키나파소에선 34세의 이브라힘 트라오레 대위가 지난달 쿠데타로 집권한 뒤 "(프랑스 대신) 다른 파트너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와그너 그룹 창설자인 러시아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서둘러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트라오레에게 군사·안보 지원을 제안했다.
와그너 그룹은 현재 9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부르키나파소가 10번째 '고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로부터 외교적으로 이탈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엔 와그너 그룹이 이미 지난 2018년 약 2천 명의 용병을 배치했다.
러시아는 풍부한 우라늄 보유량을 자랑하는 아프리카 서부 국가 니제르를 다음 목표로 설정하고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랑스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옛 프랑스 식민국 니제르는 프랑스 원전에서 사용되는 우라늄의 34.7%를 공급하고 있다.
전력 수요의 70%를 원전에 의존하는 프랑스가 니제르의 우라늄 공급선을 잃는다면 이 나라의 에너지 위기는 한층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 산하 안보연구센터 소장 엘리 테넨바움은 "프랑스가 서아프리카와의 관계에서 중대하고 장기적인 전환점에 있다"면서 "러시아가 서방의 지원에 불만을 느끼는 아프리카 국가 파벌들과의 협력을 위해 이 지역의 안보적 혼란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휘말려 있고 경제가 불황인 러시아가 서아프리카의 지배 세력이 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나이지리아의 민주주의·개발센터 연구원 이다야트 하산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러시아에 대한 태도 변화를 예로 들면서 "한때 러시아인들은 (이 나라에서) 환영받았지만, 지금은 천연자원 약탈과 인권 침해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테넨바움 소장은 프랑스가 후퇴하고 러시아가 장기적인 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서아프리카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통제 아래로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계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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