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성과에 고무된 우크라…장거리미사일 지원 주저하는 미국
4배 멀리가는 에이태큼스 지원 요청…미 당국자 "의견 다르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최근 러시아와 전투에서 성과를 올린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제공 요구가 이번 전쟁에 임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지원 전략에 새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하르키우와 헤르손 주변 등 동남부 전장에서 일부 영토를 되찾으며 성과를 올린 가운데 미국에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의 지원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 불법적으로 병합한 크림반도 내 러시아 드론 기지 타격을 위해 ATACMS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대지 미사일인 ATACMS의 사거리는 약 320㎞로, 미국이 이미 지원한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의 4배에 달해 러시아 영토 깊숙이 날아갈 수도 있다.
미국은 ATACMS 요청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보여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회복 노력을 지지한다고 선언했지만 ATACMS 지원은 이번 전쟁을 새로운 양상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핵무기 사용 가능성마저 시사하는 러시아 측은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레드 라인'으로 규정하고 ATACMS를 제공할 경우 미국도 분쟁 당사자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한 상황이다.
또 미 행정부는 현재 지원되는 GMLRS와 발사장치인 하이마스(HIMARS)로도 우크라이나 전투 수요에 충분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의 전직 고위 관리였던 로라 쿠퍼는 "(현재 지원된 무기체계로도) 크림반도를 포함해 대부분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 국방부는 ATACMS의 제공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로 일정 수준의 비축 물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새롭게 들고 있다.
그러나 1년에 400기의 ATACMS를 제조해온 방산 업체 록히드마틴에 증산을 요청했다는 미 국방부의 발표는 아직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 매체는 크림반도가 다른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비해 러시아에 훨씬 소중하게 생각될 것이라는 존 허브스트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의 말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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