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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옷 색깔로 지지 후보 응원…투표소엔 총기 반입금지 경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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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옷 색깔로 지지 후보 응원…투표소엔 총기 반입금지 경고문
'노랑·초록=보우소나루' vs '빨강=룰라'…"둘 다 싫다" 유권자도




(브라질리아=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옷 색깔만 봐도 누구를 지지하는지 알 수 있지요."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이념 대립'이라는 평가를 받는 브라질 대선이 치러진 2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오전부터 유권자 발길이 이어졌다.
일요일을 맞아 홀로 또는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한낮 기온 30도 가까이 오른 날씨 속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전자투표기 앞에 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소 안팎의 풍경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거리는 유권자들이 몰고 온 차량으로 북적였다. 주요 지점에는 경찰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벽에는 선거인 명부 등재번호 순서에 따라 나눠놓은 세부 투표장 안내문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개인의 총기 소유가 비교적 자유로운 탓인지 '총기류 반입 금지' 경고문을 부착해 둔 것은 특이했다.


투표소 관리 책임자 중 한 명인 마르타 씨는 "투·개표 과정에서 보안과 공정성에 문제가 없도록 선거 사무원들이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목격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투표소를 오가는 이들의 옷 색깔이었다.
브라질 국기처럼 노란색과 초록색 옷을 차려입었거나, 티셔츠와 바지 중 한쪽을 빨간색으로 골라 입고 나온 이들이 많았다.
한 주민은 "지지하는 대선 후보에 따라 일부러 색을 맞춘 것"이라며 "반드시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옷에 저 색깔들이 두드러진다면 확실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취재에 응한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는 '옷 색깔'만으로 쉽게 분간할 수 있었다.
노란색과 초록색 상의를 각각 입은 30∼40대 부부는 "가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정책을 펼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좌파 정권 시절에 가득했던 비리를 계속해서 없앨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붉은색 반바지를 입은 한 남성은 "룰라 후보가 나와 내 가족의 나라를 이끌 적임자"라며 "1차에서 끝나리라 보지만, 결선에 가더라도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웃으며 전망했다.
익명을 원한 다른 유권자들 역시 옷 색깔에 따라 누구를 지지하는지 확실하게 드러났다.
가끔은 "둘 다 싫어서 제3의 후보를 찍었다"는 유권자도 더러 있었다.


1억 5천645만4천11명(브라질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개 기준)의 유권자들(만 16세 이상)은 이날 전국 각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오후 5시까지 기표한다.
브라질 선거 당국은 1차 투표 최종 결과를 이날 저녁(한국 3일 오전 또는 낮) 선거법원 웹사이트에 공식 발표한다.
전자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에 개표과 원활히 이뤄지면 이르면 투표 종료 후 2∼3시간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위 후보가 유효투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하면 30일에 1·2위 후보끼리 결선을 진행한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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