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안보리 상임이사국 '눈독'…쿼드 4국, '확대 구상' 지지
유엔헌장 개정 필요…중국·러시아 반대로 실현 가능성 작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배경으로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더욱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이른바 쿼드(Quad) 국가가 상임이사국 확대 구상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현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외교장관은 23일(현지시간) 제77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마치고 내놓은 공동발표문에서 규칙에 토대한 국제 질서, 법의 지배, 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의 원칙을 강조하고서 유엔 개혁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들은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현재의 국제적 현실을 반영하고 지리적으로 더욱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도록 안보리 상임 및 비상임 이사국 확대를 포함한 포괄적인 유엔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것에 전념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문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국이 러시아를 감싸는 가운데 안보리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판단이 쿼드 4국이 안보리 개혁에 관해 목소리를 높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독일, 인도, 브라질 등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하는 국가와 함께 이른바 'G4'라는 틀을 만들어 상임이사국과 비상임 이사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안보리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0일 유엔 총회 일반토론 연설에서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인해 유엔의 신뢰성이 위기에 빠진 것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들 유엔 가맹국이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의 개혁과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일본은 안전보장이사회의 개혁뿐만 아니라 총회의 더한 활성화를 위해서도 진지하게 임하고 유엔 전체가 평화와 안전 유지에 한층 큰 역할을 수행하도록 후원할 결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장 일본의 바람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상임이사국 확대를 위해서는 유엔 헌장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을 위해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현행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전체 회원국 3분의 2가 비준해야 한다.
일본은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상태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편에 선 일본에 대해 중국 역시 불편하다는 신호를 여러 경로로 보내고 있으며 안보리 재편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에서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앞으로도 유엔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누구도 러시아의 이러한 권리를 박탈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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