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저축률 빠르게 올라…소비 부진으로 경기 수축할 것"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에도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하면서 국내총소득(GDI)이 지난해 대비 약 1% 감소할 것으로 21일 전망했다.
김예인·문다운 연구원은 "연초 이후 무역수지가 적자 행진"이라며 "적자 폭도 1분기 40억달러(약 5조6천억원), 2분기 65억달러, 지난달에는 한 달간 95억달러로 악화일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입 물가 차이로 설명된다"며 "원자재 가격 강세로 작년과 비교해 올해 7월까지 수출 물가는 9.7% 올랐는데 수입 물가는 그의 곱절인 19.9%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입물가 모두 글로벌 원자재 가격 영향권 아래 비슷한 궤적을 그리지만, 변동 폭 측면에서는 차별화된다"며 "수입 물가는 수출 물가에 부분적으로 전이되고, 수출 물가는 변동성이 높은 반도체 가격에도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나아가 "하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일단락되면서 수출입 물가 상승세도 마무리되는 가운데 수출 물가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맞물리면서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수출 물가와 수입 물가 간 괴리가 지속하면서 연내 무역수지는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연구원은 "적어도 반도체 가격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연말까지는 한국 기업의 가격 전가력이 악화할 전망"이라며 "이에 생산활동에 따른 실질적 이익인 국내총소득은 꾸준히 줄어 올해는 전년 대비 1%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구조적인 금리 상승에 부채 축소, 미래 소비 여력 확보를 위해 저축 성향이 강화돼 가계 저축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올라 금융위기 이래 최고 수준"이라며 "높은 금리를 감내해야 하는 새로운 경제 여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가계 저축률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펜트업 수요(보복·지연 수요)에 가려졌던 소득과 심리의 동반 타격이 연말로 갈수록 소비 둔화로 가시화할 것"이라며 "경기를 지탱하는 소비의 부진은 경기 수축 국면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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