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활보·연료난 시위…아이티 총리 "다들 진정" 호소
대통령 암살 이후 1년 동안 혼란 이어져…국제사회 도움 요청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혼란 양상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활보하는 폭력조직에 더해 극심한 연료난에 성난 주민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회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EFE통신과 현지 매체 디아리오리브레에 따르면 지난 11일 극빈층 주거 지역인 시테 솔레이유에서 언론인 2명이 무장 갱단 간 충돌 현장을 취재하다가 살해됐다.
두 사람은 갱단 다툼 과정에 숨진 17세 소녀 사건을 확인하기 위해 유족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이후 시신은 불태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트위터에 이런 사실을 알리며 "이 야만적인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희생자 가족과 동료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썼다.
극심한 정치·사회 혼란과 경제난이 이어져 온 아이티는 지난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혼돈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치안 악화와 심각한 연료 부족, 치솟는 물가에 항의하는 주민 시위 역시 멈추지 않고 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비롯한 전국 각지 도심에서는 지난 주말에도 도로를 막고 타이어를 불태우거나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민자 행렬도 줄지 않고 있는데, 7월에는 선박 한 척이 영국령 바하마제도 서쪽 해상에서 침몰해 10여명이 사망하는 등 올해에만 해상에서 6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아이티 천주교 주교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태가 심각하고, 국민들의 불행이 너무 크다"며 "모두 존중받으면서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는 만큼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국내 소요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 앙리 총리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들 진정해야 한다"며 "연료는 곧 정기적으로 공급될 예정이고, 올해 중에는 대선 준비를 위한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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