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2분기 연료비 지출액 급증…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대한항공,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더 많이 지출…운항 줄었지만 고유가 영향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올해 2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지출도 작년 동기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연료비는 1조1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53% 증가했다. 연료 소모량은 7% 증가했지만, 단가가 105%나 상승하면서 연료비 지출이 2배 넘게 늘어났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분기의 연료비 지출액 8천165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의 운항 편수는 2만2천463편으로 2019년 2분기의 4만635편보다 44% 감소했지만, 오히려 연료비 지출은 늘어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올해 2분기 연료비로 4천416억원을 사용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2% 증가했다. 영업비용에서 연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7%로 작년 동기 대비 13%포인트(p) 상승했다.
4천416억원은 2019년 2분기 연료비 4천625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2분기에 2만6천403편을 운항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47% 줄어든 1만3천953편을 운항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각각 약 363억원, 128억원의 유류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저유가일 때 항공유를 미리 구매하는 '항공유 헤지'와 유가 선도계약을 통해 유가 변동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응에 한계가 드러났다.
최근 국제 유가가 다소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항공사들의 유류비 지출도 올해 3분기에는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들은 구형 항공기를 연료 효율이 좋은 신형 항공기로 교체하고 엔진 세척 등의 방식으로 연료를 절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B787-10 20대와 B787-9 10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 친환경 항공기 도입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3천500억원 규모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B787-10은 787 시리즈 중 가장 큰 모델로 B787-9 대비 승객과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구형 항공기인 B777-200 대비 B787-9의 연료 효율성은 20%, B787-10은 25% 개선됐다.
항공사들은 엔진 물 세척을 통해 연료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엔진 물 세척은 항공기 엔진 연소실 및 압축기 내 이물질을 제거해 엔진 내부의 공기 흐름을 원활히 하고 연소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작년에 총 445회의 엔진 세척을 했다.
이런 가운데 항공사의 연료비 지출 증대로 소비자들의 항공권 가격 부담도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영업 비용이 늘어나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또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별도로 부과하는 유류할증료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사들은 화물 운임 단가가 오르면서 고유가 상황에서도 화물 사업의 수익이 높았다"면서 "화물 운임이 정상화되면 유가 상승 여파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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