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이틀 걸쳐 역대급 실적 발표…2분기 최대 영업익 기록(종합2보)
현대차 3조원 육박·기아 2조원 돌파 '깜짝 실적'…매출·순이익도 최대치
양사 합산 연간 매출액 200조원 넘길 가능성…연간 영업익도 역대 최고 기대
판매량 줄었지만 고환율 속 비싼 차 많이 팔고 인센티브 줄인 효과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오지은 기자 = 현대차그룹의 양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올해 2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거뒀다.
양사는 21∼22일 이틀에 걸쳐 공시와 콘퍼런스콜을 통해 역대급 성적표를 공개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잿값 상승 탓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각종 대내외 악재를 뚫고 거둔 실적이다.
비싼 차를 많이 파는 '믹스'(차종별 구성 비율) 개선에 더해 고환율 및 인센티브 축소 효과가 맞물린 덕분이다.
◇ 양사 합산 영업익 5조2천억원·매출 57조8천억원…연간 매출 200조원 '성큼'
스타트는 현대차가 전날인 21일에 먼저 끊었다.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에 육박하는 2조9천7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존의 역대 최대인 2012년 2분기(2조5천372억원)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조4천353억원)를 22.4% 상회한 것으로,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였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 2분기(9.2%)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8.3%였다.
판매량은 97만6천350대(국내 18만2천298대, 해외 79만4천52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5.3%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액은 35조9천999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기존의 분기 최고 매출인 지난해 4분기 매출(31조265억원)을 가뿐히 넘어선 역대 최고치였다.
경상 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각각 3조8천888억원, 3조848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5.6% 늘어난 수치다.
이날은 기아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2조원 선을 돌파한 2조2천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에 달성한 기존의 최고 영업이익(1조6천65억원)을 또 한번 넘어선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1조4천872억원)보다는 50.2% 증가했다.
기아의 영업이익도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조9천356억원을 15.4% 상회한 '깜짝 실적'으로 기록됐다.
영업이익률은 10.2%였다.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 역시 처음이며, 기존 최고 기록인 2012년 2분기의 9.8%를 10년 만에 경신했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73만3천749대(국내 14만868대, 해외 59만2천881대)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판매량이 줄었는데도 매출액은 최초로 20조원을 넘긴 21조8천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19.3% 늘어난 수치다. 기존의 분기 최고 매출은 지난 1분기의 18조3천572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 규모이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1% 증가한 1조8천81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의 최고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의 1조3천429억원이었다.
양사를 합한 2분기 매출액은 57조8천759억원, 영업이익은 5조2천139억원이다. 올해 상반기로 따지면 매출액은 106조5천317억원, 영업이익은 8조7천493억원에 달한다.
상반기의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연간 최대 매출액은 지난해 187조4천73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의 경우 2012년의 11조9천592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올해 연간 매출액 200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믹스 개선·인센티브 축소 노력에다 고환율 호재로 이익 극대화
양사 모두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매출액이 늘고 영업이익도 최대치를 기록한 핵심 요인으로 '믹스 개선'을 들었다.
현대차의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기존에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2년 2분기 때와 차급별 판매 비중을 비교하면 10년 전 59%에 달했던 소형 승용차의 자리를 값비싼 레저용차량(RV)과 제네시스, 친환경차가 차지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봐도 전체 판매량 가운데 SUV 비중은 47.3%에서 52.4%로 4.7% 늘었고, 전기차도 3.5%에서 5.4%로 49.1% 높아졌다.
최고급 세단인 제네시스 G90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97.5%나 증가했다.
기아 역시 믹스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차량 1대의 평균 가격이 3천140만원으로 처음으로 3천만원대에 진입했고, 고부가가치 차량으로 꼽히는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첫 전용 전기차 EV6의 빠른 판매 확대 덕분에 작년 동기보다 78.9% 많은 13만3천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다. 전체 판매량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8.7%포인트(p) 오른 17.7%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와 서유럽 시장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각각 9.9%, 12.5%로 확대됐다. 미국에서도 작년 동기보다 5.3배 많은 1만대의 전기차를 팔면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0.9%에서 5.5%로 약 6배 커졌다.
인센티브 축소도 호실적 배경의 하나다. 양사 모두 제품의 상품성을 인정받으면서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이 올라감에 따라 딜러에게 주는 인센티브를 줄였다.
양사가 내수보다 해외 시장 판매량이 많은 상황에서 고환율 역시 실적 증대에 도움이 됐다.
양사는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6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3% 상승하며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전망은…"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속 대외환경은 불안정"
양사 모두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 공급난이 점차 개선돼 생산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대결 구도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코로나19가 재확산 기미를 보이는 데다 인플레이션 확대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올해 3분기 출시를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생산·판매 최대화,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등을 주요 대책으로 내놓았다.
기아 역시 하반기 국내에 고성능 전기차 EV6 GT, 미국에 텔루라이드 상품성 개선 모델과 신형 스포티지, 유럽에 신형 니로 등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제품 및 트림 믹스를 지속해서 상향하고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에 부응하는 가격 정책을 이어가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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