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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표 법안'에 또 일격한 맨친…선거 앞둔 바이든, 수용기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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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표 법안'에 또 일격한 맨친…선거 앞둔 바이든, 수용기류(종합)
맨친 "기후예산·부유층 증세 포함되면 찬성 못 해" 입장 급선회
바이든 "동의 부분만이라도 처리" 제안…기후변화, 행정명령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1월 취임 후 역점을 두어 추진해온 '더 나은 재건(BBB) 법안' 처리가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늦춰지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니라 친정인 민주당 동료 조 맨친 상원 의원의 반대 탓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15일(현지시간) 맨친 의원이 동의하는 부분만이라도 먼저 법으로 통과시키자는 입장을 밝히며 한 발 더 물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건강보험 등 복지 확충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천문학적 금액인 3조5천억 달러(4천600조 원)를 투입하고 부유층 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골자로 한 BBB 법안을 마련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화당의 반대를 우회하기 위해 예산조정(reconciliation) 절차를 추진했는데, 부통령의 캐스팅보트까지 포함해 턱걸이 과반인 민주당으로선 맨친 의원의 찬성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대표적 중도파인 맨친 의원이 물가 상승 우려와 부유층 증세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바람에 예산 규모를 절반인 1조7천500억 달러로 줄였다.
이후 협의가 계속됐고 최근 맨친 의원이 법 처리에 긍정적 입장을 보여 활로가 모색되는 듯했다.
그런데 맨친 의원은 지난 14일 갑자기 BBB 법안에 기후변화 예산과 부유층 증세가 포함되면 찬성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맨친 의원은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7월 물가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하며 여지를 뒀지만, 양측간 협상이 타결됐다는 최근 뉴스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의 발언이다.
맨친 의원은 보수 색채가 강한 웨스트버지니아주 출신으로, 여러 쟁점에서 종종 민주당 기조와 상충하는 태도를 보여 바이든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그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약가 인하, 의료보험 지원 확대, 연방 채무 감축 등 맨친 의원이 동의하는 부분만이라도 일단 처리하자는 의견을 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낸 성명에서 "보건도 중요하다"면서 "상원이 8월 휴회 전에 이 법안을 처리해 내가 서명할 수 있도록 책상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맨친 의원이 반대하는 기후변화 대응 예산의 경우 의회 입법이 아니라 행정명령을 통해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기후변화와 청정에너지에 관한 행동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며 상원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 순간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행정적 조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BBB 법안 처리 시점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 전에 맨친 의원과 타협 가능한 부분이라도 먼저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AP통신은 바이든의 성명은 맨친 의원이 지금보다 규모를 줄인 BBB 법안이어야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몇 시간 후 나온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맨친의 요구에 굴복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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