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이 낙태 시술소냐"…텍사스, 美복지부 응급치료지침 소송
'응급상황서 필요시 낙태는 의무' 강조한 지침안내에 반발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 권리를 인정한 판결을 공식 폐기한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州)가 임신부 위급 상황시 낙태는 연방법상 의무라고 강조한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주의 켄 팩스턴 법무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는 응급실을 예약없이 방문해도 되는 낙태 시술소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면서 "응급의료법(EMTALA)은 연방정부가 응급 의료 제공자에게 낙태를 시술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텍사스 북부 지방법원에 복지부의 지침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대법원의 낙태 관련 판결을 지키도록 할 것이며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의 불법적인 어젠다를 위해 법을 왜곡하고 약화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는 11일 연방법인 EMTALA에 따른 응급치료 가이드라인에 의거하면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낙태를 할 수 있으며 이는 주(州)의 관련법 보다 우선된다는 안내 지침을 일선 의료기관에 보냈다.
이는 바이든 정부가 낙태권 보장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기존 법에 대한 해석을 강화해서 낙태권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복지부는 전날에는 낙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암 치료제 등 처방 약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민권법상 임신부에 대한 차별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텍사스주의 소송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번 건은 극단적이고 급진적인 선출직 공화당 관료의 또 다른 예"라면서 "공무원이 응급실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치료를 받는 것을 막겠다고 소송을 하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텍사스주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 이후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했다.
다만 텍사스주의 법도 임신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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