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실적부진 예고…반도체 경기침체 우려 확산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반도체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일 끝난 지난 분기에 매출 86억4천만달러(약 11조2천억원), 순이익 26억3천만달러(약 3조4천억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6%, 순이익은 51% 각각 증가하면서 모두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매출이 전문가 전망치(91억4천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72억달러(약 9조3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당순이익(EPS)도 1.63달러로 전문가 전망치인 주당 2.57달러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제시했다.
마이크론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중국 경제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소비자 지출 감소 등으로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보다 안 좋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각 9.5%와 5.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중국의 봉쇄 조치도 분기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마이크론은 부연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장기적인 수요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최근 업계의 수요가 약화했다면서 향후 수 분기에 걸쳐 공급 증가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흐로트라 CEO는 PC와 스마트폰을 만드는 고객사들이 소비자 수요 약화로 재고를 조정할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각각 10%와 5% 감소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에 시작하는 새 회계연도에 신규 공장·설비 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재고 활용과 생산량 조절, 저가 주문 사절 등을 통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인 추세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 수요도 새 회계연도 안에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롱보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니콜라이 토도로프는 상당한 반도체 수요 감소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마이크론이 반도체 경기 사이클의 변화 신호 또는 시작을 알린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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