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파괴되면 개도국 국가신인도 급락 전망"
영국 연구진 분석…"생태계 무너지면 중국 신인도 6단계 하락"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생물다양성이 파괴되면 중국, 인도와 같은 많은 개발도상국의 국가신인도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 등 영국 4개 대학의 경제학자들은 세계은행 시뮬레이션을 활용, 생태계 파괴가 26개국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각국 경제의 파급력을 분석했다.
먼저 생태계 일부가 파괴되면 통계 분석이 가능한 나라의 약 절반이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손실 이상의 타격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시나리오상 개도국 전체의 부채가 66조 달러(약 8경 5천846조 원)에 달해 "여러 나라가 심각한 국가부도의 위기에 직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연구 대상 국가의 3분의 1 이상의 신인도가 3단계 이상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은 지금보다 6단계나 하락할 전망이다.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중국 정부와 기업 부문의 연간 추가 이자 부담은 각각 180억 달러(약 23조 4천억 원)와 200억∼300억 달러(약 26조∼39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도 7등급 하락하면서 매년 260억 달러(약 33조 8천억 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매튜 아가르왈라 케임브리지대 박사는 "자본가들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가 재정위기가 심화하면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 높아져 정부와 국민 개개인이 더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고 말했다.
생물종 감소가 지금과 같은 상태로 계속되는 상황을 가정해도 2030년까지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국가신인도가 두 등급씩,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한 등급씩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시아는 특히 기후변화 위기에 가장 많이 노출된 곳이기도 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 S&P는 올해 초 기후변화 위기로 인한 남아시아의 경제적 위험이 유럽보다 10배나 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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