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인류 수명 2.2년 단축…중국, 미세먼지 40% 줄여"
시카고대 연구소 "화석연료 줄이면 인간 수명·건강도 개선"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세먼지 대기오염이 세계 인류의 평균 수명을 2.2년 단축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대기오염이 심한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은 적극적인 개선 정책으로 7년 동안 미세먼지를 4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매체 CNBC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대기질생명지수(AQLI)를 집계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보고서를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대로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5㎍/㎥ 아래로 낮추면 세계 인간의 평균 수명이 현재의 72세에서 74.2세로 2.2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WHO는 2005년 초미세먼지 농도 권고 기준을 10㎍/㎥ 미만으로 정했다가 작년 9월 그 절반인 5㎍/㎥로 낮췄다.
보고서는 흡연(1.9년), 음주·부적절한 약물 복용(9개월), 비위생적 식수(7개월), 에이즈(4개월), 말라리아(3개월), 전쟁·분쟁·테러(7일) 등의 요인보다도 미세먼지가 인간 수명을 더 단축시킨다고 분석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는 60%가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18%가 먼지 등 자연에서, 22%가 기타 인간 활동에서 각각 발생한다.
직경 10㎛ 미만의 미세먼지(PM10)는 호흡기를 거쳐 폐로 들어갈 수 있다.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30분의 1 크기인 직경 2.5㎛ 미만의 초미세먼지(PM2.5)는 폐에서 혈류로 타고 들어가 뇌졸중·심장마비 등을 유발 가능하다.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전후인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세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 경제활동 위축 등의 영향으로 27.7㎍/㎥에서 27.5㎍/㎥로 미세하게 낮아졌다.
그러나 이 기간에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의 남아시아에선 오히려 대기오염이 전년보다 심해졌다.
보고서는 전 세계 인구의 97.3%인 74억명이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을 초과하는 안전하지 않은 지역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014년 기록적인 수준의 대기오염을 겪은 중국은 적극적인 개선 사업을 벌여 2013년에서 2020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52.4㎍/㎥에서 31.6㎍/㎥로 40% 낮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이 청정대기법 제정을 계기로 1970년부터 30년간 대기오염을 44% 감소시킨 것과 비교하면 중국은 극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중국의 대기오염 수준은 여전히 WHO의 권장 기준을 웃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이 짧은 시간에 오염 줄이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강력한 개선 정책을 펴면 다른 국가들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고서는 "대기오염이 기후변화와 밀접히 얽혀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두 가지 문제는 주로 같은 범인, 즉 발전소·차량·기타 산업 활동에서 나오는 화석연료 배출가스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문제는 또한 보기 드문 '윈윈'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는 정책을 통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 사람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기후변화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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