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우크라·러 곡물 2천만t 시장에 곧 풀릴 수 있다"
터키 중재·유엔 지원으로 로드맵…며칠 내 4자회담 열어 세부안 논의
이스탄불에 곡물 운송 지휘본부 구성…"러·우크라 양측 모두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터키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곡물 2천만t이 곧 세계 시장에 전달될 수 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터키의 전방위 외교에 힘입어 글로벌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이 유엔의 지원 아래 마련됐다"며 "곧 이스탄불에 지휘본부를 설립함으로써 우크라이나 항구에 묶인 곡물의 운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며칠 내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터키, 유엔이 함께 참여하는 회의가 열려 이 지침과 관련한 세부 내용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4자 회담에서는 곡물의 운송 경로, 보험, 선박 안전뿐 아니라 운송 통로인 흑해의 기뢰 제거 등 폭넓은 현안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해 전쟁과 식량 위기 등 역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터키와 협력해 우크라이나 항구에 묶인 곡물을 포함해 화물 운송을 가능하게 할 뜻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농산물을 해상으로 수출하기 위한 안전한 통로를 구축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통화 뒤 식량 운송을 위한 지휘본부를 터키 이스탄불에 구성하는 제안에 우크라이나, 러시아 모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일로 100일째를 맞으면서 날이 갈수록 전 세계 식량 위기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는 양상이다.
유럽의 대표적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전쟁에 휘말리는 바람에 올해 수확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만들을 점령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까지 봉쇄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길을 터줄 것을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서방이 자국을 상대로 한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해상 봉쇄를 풀고 식량과 비료가 수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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