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식으로 출입하고 좌석 등록까지…SKT 거점오피스 '스피어'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을 위해 집과 가까운 곳으로 출근해도 되는 거점오피스를 마련하고 있다.
14일 SK텔레콤[017670]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서울 신도림, 경기도 일산·분당 등 3곳에 최근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를 마련해 지난달 28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달 12일 오후 기자가 방문한 서울 신도림 스피어는 디큐브시티 오피스텔 21층과 22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신도림 스피어는 전면 통유리로 마감돼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하늘과 주변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주변에 고층 건물이 없어 스피어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좋고 사무실처럼 딱딱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게 신도림 스피어만의 장점이다.
스피어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AI) 기반 얼굴 인식 솔루션이다.
출입카드를 소지하지 않아도 0.2초만에 얼굴을 인식하는 기술로 출근과 퇴근 등록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얼굴을 인식하는 속도가 빨라 지연시간이 없고, 출입을 위해 얼굴 인식 기기 앞에 멈춰 설 필요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양손에 노트북과 커피를 들고 있어도 따로 출입증을 꺼낼 필요 없이 내부로 걸어가면 된다.
스피어에 입장해 근무 좌석을 예약할 때도 키오스크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면 된다. 얼굴이 인식되면 키오스크 화면에는 해당 직원의 이름과 사진, 소속이 뜨고 예약 가능한 좌석과 현재 몇 명이 해당 스피어를 이용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가 뜬다. 이때 1인실인 '아일랜드석' 또는 탁 트여 있는 넓은 테이블 '빅테이블' 중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면 된다.
비대면으로 다른 근무지에 있는 직원과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부스 형태의 1인 회의실 '스피어팟'도 얼굴인식 기술로 예약하고 입장할 수 있다. 스피어팟은 내부에 있는 스위치로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스피어팟을 둘러싸고 있는 유리를 불투명하게 전환할 수도 있다.
다인용 회의실 스피어룸도 얼굴인식 기술로 예약과 입장을 할 수 있다. 스피어룸에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여주는 커다란 모니터와 카메라 세 대가 있다. 카메라는 발언자 얼굴에 초점을 맞춰 화면에 발언자를 띄우지만, 참석자가 많아지면 광각으로 회의실 전체를 비춘다.
신도림 스피어에는 스피어팟 9개와 스피어룸 6개가, 스피어 전체로는 스피어팟 28개와 스피어룸 12개가 마련돼있다.
직원들은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스피어에 놓여 있는 데스크톱 PC로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때에도 얼굴인식 기술이 적용된다. PC '아이데스크'가 얼굴을 인식하면 해당 직원의 얼굴이 뜨고 SKT의 '마이데스크' 클라우드 PC 덕에 해당 직원이 평소 설정해둔 환경대로 PC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HMD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를 통해 VR(가상현실) 시스템에 접속해 멀리 떨어져 있는 직원과 메타버스 회의에 참석할 수도 있다. SKT는 하반기께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의 HMD 서비스를 적용해 스피어 내 직원들이 이프랜드를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피어는 개장 2주 만에 직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률은 분당, 신도림, 일산 순이다. 신도림의 경우 350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일평균 이용률이 60%를 웃돈다.
SKT는 1년 전 거점 오피스를 기획할 때 직원들에 설문조사를 해 선호하는 위치를 취합했는데 서울 서남부권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많아 서울 위치로는 신도림을 선택했다고 한다.
SKT는 올해 7월 서울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 호텔에도 일과 휴가를 겸한 '워케이션'에 중점을 둔 스피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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