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 뒤 국민 지지율도 60% 역대 최고…나토도 환영
"2차 세계대전 때처럼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북유럽의 군사적 중립국 핀란드가 내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핀란드 정부가 이달 말 의회에 안보 환경 변화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면 의회는 토론을 열어 나토 가입 신청 여부를 권고할 예정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북서부 유럽국 핀란드는 스웨덴과 함께 1990년대에 군사적 중립을 선언했으나 러시아의 침공 뒤 오랜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나토 가입에 대해 이번 전쟁을 눈앞에서 본 핀란드 국민의 지지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핀란드 국민의 60%가 나토 가입에 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가을 34%에서 급등한 것으로 1998년 관련 여론조사가 시행된 이후 최고치다.
나토도 핀란드의 가입을 반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입하면 "(회원국) 30개국이 모두 환영할 것"이라며 가입 신청시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핀란드 총리는 핀란드 정부가 이르면 5월 나토 가입 신청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핀란드 의회 일각에서도 6월 말 포르투갈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나토 가입 여론이 높아진 데 대해 스투브 전 총리는 "핀란드 국민이 자칭 '이성적 공포'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현실주의는 강한 군사를 갖는 것이고 이상주의는 큰 이웃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러시아와 제대로 된 관계를 설정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핀란드 국민은 푸틴 체제하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핀란드는 정규군 28만명, 예비군이 90만명 규모로 만만치 않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나토와 협력관계를 돈독하게 해왔다.
스투퍼 전 총리는 "핀란드인 대부분은 2차 세계대전 때처럼 결코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 신청을 한 뒤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러시아가 공격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스투퍼 전 통리는 러시아의 위협은 무력 과시용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사이버 공격이나 정보전과 같은 하이브리드 위협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핀란드, 스웨덴 등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나토 가입에 적극적으로 된 데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달 12일 "심각한 군사·정치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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