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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믿을 수 있나"…서방, 러 협상안 여전히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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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믿을 수 있나"…서방, 러 협상안 여전히 불신
전문가들 "러시아군 병력 재정비 위한 시간벌이·기만전술 가능성"
미·영 등 서방 "러시아의 말 아닌 행동으로 판단하겠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이 진행되면서 러시아군이 군사활동을 축소한다고 발표했지만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기만전술일 수 있다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의 이같은 행보는 교착상태에 빠진 전황을 타개하기 위한 병력 재배치와 시간 벌이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이 평화 협상에 적극적인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재공세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기 위한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소개했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평화협상을 열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등과 관련한 논의에 상당한 진전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체르니히우 지역에서의 군사활동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이에 대해 종전이 성큼 다가왔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아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주요 도시에선 러시아군이 이미 한참 전부터 공세를 멈춘 상태다.
러시아군은 탄약과 연료 등 보급이 원활하지 못해 고전한 데다 우크라이나군의 저항도 거세 키이우 등지에선 오히려 전선을 물리고 방어태세를 갖추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로렌스 프리드먼 석좌교수는 "군사활동 축소는 후퇴의 완곡한 표현일 뿐"이라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겠다는 (러시아군의) 입장은 속임수도 안 되고, 실제로 그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패로 귀결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면하게 될 정치적 역풍을 고려하면 이걸로 전쟁이 끝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FRS)의 국방 분야 애널리스트 프랑수아 하이스버그는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더 나은 결과를 끌어내야만 하는 만큼,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협상의 외견상 진전에 이어진 군사활동 축소 발표는 러시아가 (병력을) 강화·재집결하고 병참상 접근이 어려워 탄약과 식량이 부족한 지역에서 빠져나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뜩이나 러시아는 지금까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 왔다. 러시아가 작년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킬 때도 한사코 침공 의도를 부인하며 군사 훈련이라고 주장했다.
서방 정부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진의를 입증할 것을 요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 직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지켜볼 것"이라고 답하면서 "그들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볼 때까지 어떤 것도 예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모로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평화 추구에 관해 러시아 측으로부터 진정으로 진지한 신호를 보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의 말과 러시아의 행동이 있는데, 우리는 후자 쪽에 더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그는 키이우 등지에서 군사활동을 줄이겠다는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도 "(아직) 러시아가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크렘린궁의 발표에 속아서 우리를 바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키이우에서 러시아군 병력 일부가 이동한 데 대해선 "이는 실제 철수가 아닌 재배치"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대변인이 "우리는 푸틴 정권을 그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믹 스미스 영국 국방무관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공세로 병력을 돌리려는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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