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서초 아파트값 상승 전환
8주 만에 0.01%씩 올라…지방 상승에 전국 아파트값도 낙폭 축소
대선 이후 전세자금대출 완화 등으로 막혔던 전세 신규 거래도 증가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대통령 선거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부 서울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추는 듯하더니 이번주에는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이 나란히 상승 전환됐다.
새 정부가 재건축 사업을 비롯해 부동산 세제와 대출 등 규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예상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린 영향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1% 떨어지며 약세가 이어졌지만, 지난주(-0.02%)보다는 낙폭이 줄었다.
이중 서울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 나란히 0.01% 상승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올해 1월 24일(각 0.1%) 이후 8주 만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강남·서초구 뿐이다.
역시 재건축 호재가 있는 송파구와 양천구는 지난주 하락을 멈춘 데 이어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 공약 중 안전진단 기준 변경 등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을 가장 먼저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선 이후 잠실 주공5단지, 압구정 현대, 대치 은마,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등지의 호가가 1억∼2억원 이상 뛰고 일부 매물도 회수되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꽉 막힌 대출 규제를 일부 풀어줄 것이라는 예상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보유세 인하 방안에 대한 전망도 있다 보니 매수문의 역시 대선 전보다 증가했다"며 "그러나 아직은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실제 거래로 잘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값도 각각 0.03%, 0.02% 떨어졌지만 모두 지난주(각 -0.04%)보다는 하락폭이 줄었다.
여기에다 지방 아파트값이 이번주 0.01% 상승하면서 전국 아파트값(-0.01%)은 지난주(-0.02%)보다 낙폭이 축소됐다.
지방 중에서는 대전 아파트값이 지난주 -0.08%에서 금주 -0.04%로 하락폭이 줄었고 강원(0.05%), 전북(0.09%), 경남(0.11%) 등지는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최근 5주 연속 보합이었던 부산 아파트값은 0.01% 오르며 다시 상승 전환됐다.
전세 시장은 약세가 지속됐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2% 하락했다.
서울과 경기가 나란히 0.03% 내렸고, 인천은 0.13% 떨어지며 지난주(-0.10%)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규제 완화 움직임 속에서 5대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전세자금대출 완화 방침을 밝히는 등 꽉 막혔던 대출에 일부 숨통이 트이면서 신규 전세 물건의 거래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주 서울 양천구 목동, 강동구 고덕동, 마포구 아현동 등 일부 단지에서는 시세보다 싼 급전세를 중심으로 전세 거래가 증가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대부분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눌러앉다 보니 방학 성수기에도 안 나가던 신규 전세가 지난주 들어 돌기 시작했다"며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꽤 장기간 정체돼 있던 급전세를 중심으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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