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기부금 횡령 혐의 유죄…검찰, 13년형 구형
법정 모독 혐의도 유죄로 판단…선고 형량은 22일 오후에 나올 듯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러시아 법원이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온 알렉세이 나발니가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하면서 그의 형량이 늘어나게 됐다.
법원은 이날 자신이 세운 재단의 재산을 훔쳐 사기 행각을 저지르고 법원을 공공연히 모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발니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러시아 검찰은 반부패재단의 기부금 470만달러 이상을 개인적 용도로 횡령하고, 다른 재판에서 판사를 모독한 혐의로 나발니를 기소하며 징역 13년 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나발니의 형량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발니는 최후 변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조국의 붕괴와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이제 모든 사람의 의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만약 징역형이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는 나의 인권의 대가라면 나에게 113년형을 내려도 된다"며 "나는 나의 말과 행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발니는 2014년 사기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바뀌면서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포크로프 감옥에서 2년 6개월의 형기를 살고 있다. 그에게는 3년 6개월 징역형이 내려졌으나 구속 수사 기간 등이 제외됐다.
2011년 반부패재단을 세워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폭로해온 나발니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작년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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