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작년 밀수입 사상 최고…러시아산 비중 0.5% 그쳐
미·호주·캐나다 82% 차지…"러시아산 수입 확대 영향 미미" ·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작년 중국의 밀 수입량이 977만t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신랑재경(新浪財經)이 4일 보도했다.
연간 300만∼400만t에 그쳤던 중국의 밀 수입량은 2020년 838만t으로 급증한 데 이어 작년에는 977만t으로 전년보다 16.6% 늘었다.
작년 중국의 주요 밀 수입국은 호주(273만t·28%), 미국(272만t·27.9%), 캐나다(253만t·26%)로, 이들 서방 3개국이 81.9%를 차지했다.
반면 러시아 밀 수입량은 4만8천800t으로 0.5%에 그쳤고, 우크라이나에서는 밀을 수입하지 않았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 23일 러시아 전역에서 밀을 수입하도록 허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산 밀 수입을 노보시비르스크 등 일부 지역 생산분으로 한정해왔다.
중국의 밀 수입 확대는 러시아와의 교역 강화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곡물가 상승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 러시아를 간접 지원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 중국의 러시아산 밀 수입이 소량인데다 수입을 늘리려 해도 물류 문제 해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밀 무역상 린잔장(林湛江)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산 밀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이들 3개국 밀 수입 의존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흑해에서 운송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고 잦은 병충해로 품질도 떨어져 러시아나 동유럽에서 밀을 수입하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작년 기준 밀 수입량은 중국 전체 밀 생산량(1억3천694만6천t)의 7.1%에 불과하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품질이 수입 밀에 뒤져 중국은 2017년부터 밀 품질 개량에 나서고 있다.
서방 국가에 편중된 밀 수입선의 다변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농업대 차오후이(曹慧)·한이쥔(韓一軍) 교수팀은 2019년 연구 논문을 통해 "서방국가에 과도하게 밀 수입을 의존하는 것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농업 전문가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작년에 전 세계 밀 수출의 29%를 차지하며 신흥 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며 "장기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국가의 밀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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