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신흥지수서 러시아 퇴출…"한국 증시에 1조원 안팎 유입"
증권가 "액티브 자금 고려하면 더 늘어날 수도…수급에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러시아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되면서 한국 증시에 1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MSCI는 러시아 지수가 신흥국(EM) 지수에서 독립시장(Standalone) 상태로 재분류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변경은 이달 9일 종가에 이뤄지며, 추후 MSCI 측에서 언급하기 전까지 이 조치는 지속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2일 종가 기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49%이고, 한국 비중은 12.25%다. 러시아 비중이 0으로 줄어들면 한국 비중은 12.43%로 0.19% 증가하게 된다.
작년 6월 기준 MSCI 신흥지수 추적자금은 액티브 자금 1천733조원, 패시브 자금 443조원(환율 1천200원 기준)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단기, 중기적으로 한국을 포함해 다른 신흥 국가들은 러시아 지수 제외로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라며 "패시브 자금만 고려하면 한국증시 매수액이 8천억 원 늘어나고, 일부 액티브 펀드의 러시아 매도 가능성을 고려하면 유입 금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 분류 변경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이 9천억원 내외로 추산한다"며 "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중 비중 대비 거래대금 작은 우선주에 자금 유입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한국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은 액티브 자금 3조2천억원, 패시브 자금 8천억원이지만 액티브 자금은 벤치마크를 복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러시아 기업을 제외한다고 해서 그 금액을 나머지 국가에 동일하게 매수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수급 이슈이기는 하지만,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러시아 지수에 대한 거래가 중지된 상황이어서 거래가 재개되기 전까지는 패시브 자금의 움직임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이번 주 러시아 거래소가 중단됐고 외국인의 거래가 금지된 만큼 패시브 자금에서 (분류 변경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며 "현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 비중이 빠지는 만큼 다른 국가들에서 매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황이어서 펀드들이 지수 제외 시점에 실제 러시아 주식을 팔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 "3월 9일 이후 지수 내 러시아 비중은 0이 되므로 이에 따른 상각 절차 등을 펀드 자체적으로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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