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설 연휴, 부모님 못 만나도 안부 전화는 해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르신 우울 위험…건강 상태 체크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설 연휴를 보내는 가정이 적지 않다.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직접 만나뵙지는 못하더라도 전화로나마 마음을 나누는 일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노인들은 바깥 활동이 제한되고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어 우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과 따뜻한 말을 주고받으며 정을 쌓고 대화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한 명절…안부 전화 꼭
연일 이어지는 추위에 코로나19 유행까지 거세지면서 많은 어르신이 활동량을 크게 줄이고 집에서만 머무르고 있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의 사망이 늘면서 외출을 삼가고 아예 외부인과의 만남을 줄인 경우도 많다.
평소 해오던 취미활동, 운동, 사람과의 어울림 등이 어려워지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심리적인 힘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때 자녀와 떨어져 사는 어르신들은 평소보다 더 고립될 수밖에 없다. 모처럼의 설 연휴인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가족과 만날 수가 없어 우울감이 증폭될 우려가 있으므로, 가족끼리 전화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유대감을 강화해야 한다.
31일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소통은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며 "명절 기간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전화 등을 통해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어르신들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울감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 노인성 우울증은 잘 호전되는 병이다. 가장 곁에 있는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 식사·약 복용 여부 등 꼼꼼히 질문해야
전화할 때는 식사를 잘 챙기는지와 평소 복용하는 약물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등을 질문해야 한다. 영상 통화로 얼굴을 보면서 갑자기 체중이 줄지 않았는지도 살피는 것도 좋다.
식사량이 줄었다면 입맛이 없는지 아니면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운 건지, 소화가 안 되는 건지 등 세세하게 확인해야 한다. 어르신에게는 변비도 흔한데, 말을 꺼리는 분들이 많다. 변비는 소화 불량과 식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얘기를 나눠보는 게 좋다.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다면 약 복용법을 잘 지키고 있는지, 또 복용하는 약이 더 늘어나지는 않았는지도 질문하는 것이 좋다. 이런 약은 매일 먹는 게 중요하므로 약이 바닥나기 전에 병원에 가야 한다고 얘기해야 한다.
최근에 넘어진 적은 없는지도 물어야 한다. 어르신들은 낙상 사고를 겪고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황을 꼼꼼하게 질문하고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권해야 한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설 연휴는 부모님 건강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기회"라며 "술과 담배를 과하게 하시지는 않는지, 잠을 잘 주무시는지, 기억력이 떨어지지는 않으셨는지도 한 번쯤 질문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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